무지개 품은 제주 비경..’팡팽이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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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윤기자의 제주스토리>

4면의 바다인 제주에서 해안가 각 마을마다 수많은 기억과 애환이 녹아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절경을 즐기기만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실로 무궁무진하기까지 합니다.

서귀포시 하원동에는 무지개가 피어나는 절벽이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기암괴석과 만나 물줄기를 뿜어내고, 곳곳에서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공간입니다.

에매랄드빛 바다, 용암과 파도가 만들어낸 절경을 자랑합니다.

이곳의 이름은 ‘팡팽이덕’입니다.

‘팡팽이덕’ 이름마저 참 희안합니다.

이 희안한 이름 뒤에는 지난 1960년대 아득한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왜 팡팽이덕일까요?

폭약을 던져서 팡 터진다고 ‘팡팽이’
큰물고기가 많이 살고 바다에 튀어나와 있는 지형을 말하는 ‘덕’이
합쳐져 지어진 지명이라고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지난 1960년대 한라산 어승생 저수지 공사 당시 사용됐던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았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숭어가 70센티미터가 넘을 정도로 큰 물고기가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폭약을 해안가에 던져 ‘펑’하고 터지면 그곳에서 수면으로 떠오른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배가 고팠던 시설…이렇게라도 생계를 유지했던 것이죠.

마을에서 팡팽이를 한다고 하면, 동네 어르신과 아낙네, 개구장이들까지 총 출동을 해서 물고기를 잡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폭약을 던지는 과정에 사람이 다치기도 했다는군요.

마을주민들은 지난 1981년쯤 폭약 사용이 중단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지금은 무지개와 파도가 공존하는 공간이지만,

그 속에는 애환과 배고픔의 역사도 함께 숨어있습니다.

아름다움을 넘어선 제주의 기억이자, 애환의 비경입니다.

JIBS 제주방송 윤인수 (kyuros@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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