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車 안사요”..요소수 대란이 디젤시대 종말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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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6개월 연속 2%대 상승은 2009년 8월(2.2%)부터 2012년 6월(2.2%)까지 2%대로 오른 이후 처음이다. 공업제품에선 휘발유(21.0%), 경유(23.8%), 자동차용LPG(27.7%), 라면(9.8%) 등이 큰 오름세를 보였다.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리터당 2290원과 209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1.10.6/뉴스1

한 때 ‘클린 디젤’이라며 높은 연비와 저렴한 기름값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경유차가 친환경 바람이 불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여기에 요소수 대란까지 겹치며 ‘디젤 기피’ 현상까지 나온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유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1%가 감소한 2만261대였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14.4% 감소한 6만912대였다. 지난해 두 차종의 격차가 2만대가 채 안됐던 것을 고려하면 디젤의 감소폭이 매우 큰 편이다.

올해 1~10월 누적 경유차 점유율은 25.4%였는데, 요소수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엔 16.5%에 불과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각각 43.3%, 169.3%가 성장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클린 디젤’이라는 이름까지 붙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디젤차를 고르는 가장 큰 이유였던 저렴한 기름값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값은 전일 대비 1.72원 오른 리터(ℓ)당 1602.59원이다. 서울 평균은 ℓ당 1681.11원이며 전국 최고가는 2452원이다.

요소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대형 화물트럭 등 상용차와 달리, 승용차들은 10ℓ만 넣으면 1만㎞이상 넉넉히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요소수 고갈’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디젤을 기피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는 추세다.

디젤 판매시 요소수 물량을 확보해 들어오는 수입차 브랜드만 놓고 봤을 때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디젤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1%가 감소한 1644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는 5229대가 판매돼 25.6%가 올랐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850대로 93.3%가 상승했다.

이미 판매량 급감 중인데…’요소수 사태’로 종언 시기 앞당겨진 디젤車

노후 경유차

이번 요소수 부족 사태로 사양길에 접어든 디젤차의 ‘종언’시기가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디젤게이트) 등을 겪으면서 꾸준히 줄고 있던 판매량에 불을 지폈다는 것. 국내서도 2015년엔 경유차 시장 점유율이 휘발유차를 크게 앞섰지만 그 이후로 하향세를 유지하며 순위가 역전됐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신차들도 단종 수순을 밟는 중이다. 제네시스는 마지막 남은 디젤 세단 모델인 G70과 G80 경유차를 지난달 22일 주문량까지만 생산하기로 하고 추가 주문은 받지 않고 있다.

소형 SUV인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의 디젤 모델도 이미 지난해 생산이 중단됐다. 올해 3월엔 르노 캡처 디젤의 생산이 중단됐고, 기아 셀토스 디젤은 올해 말에 생산이 멈출 예정이다. 셀토스를 끝으로 국내서 생산한 소형 SUV 디젤 차량도 사라지게 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기조로 이미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퇴출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승용차 부문에서는 디젤 신차부터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요소수 대란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디젤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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