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화 장갑차 호주 수출 무산되나..’가격경쟁’서 독일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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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9)’에서 최초로 실물이 공개된 레드백(REDBACK) 장갑차/사진제공=한화디펜스

호주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선정사업(Land400)’에서 독일 링스(Lynx)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링스는 한화디펜스 ‘레드백’과 경쟁을 벌였다.

18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독일 라인메탈이 출품한 링스가 호주 Land400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라인메탈은 호주 국방부가 최종 결정하기 직전 링스의 가격을 약 30% 낮춰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Land400 사업 최종 선정 후보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호주 국방부가 호주 연방 선거에 앞서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호주 군은 현재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와 계열 차량 9종 등 400여 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장갑차 구입과 지원체계, 훈련, 시설 건설 등을 포함해 최대 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업계에선 사업자로 선정되면 수출 규모가 5조~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은 호주 군에 호주에 서식하는 맹독성 붉은등거미의 이름을 딴 레드백 장갑차를 제안했다. 레드백은 2020년 말 시제품 3대가 호주 육군에 인도돼 시험평가를 받았다.

한화디펜스가 지난해 말 호주와 932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레드백’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레드백이 수출된다면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수출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라인메탈사가 링스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현재로선 수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갑차는 첨단 기술보단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무기다. 라인메탈의 링스는 이미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군에서 전력화된 장비다. 양산화가 돼 있어 레드백에 비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유리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최종 선정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드백이 최종 선정되지 않는다 해도 이번 호주 Land400 프로젝트 과정에서 쌓은 시험평가 노하우는 한화디펜스에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당장 미국 수주전에서도 이번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미국 차세대 유무인 보병전투장갑차 사업(OMFV 사업)에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은 그 동안 레드백 개발과 시험평가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OMFV사업 콘셉트 제안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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