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용산 시대’ 선언 몇 시간 전..北 서해상서 방사포 4발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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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북한은 20일 오전 7시 20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평안남도 모처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 4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관련 뉴스를 보도하고 있는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0일 이른 오전 서해상을 향해 방사포(다연장 로켓)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로 한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18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서해상으로 방사포로 보이는 4발을 발사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오늘 오전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의 사격이 있었다”면서 “우리 군은 사전에 준비 동향을 포착해 예의주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지난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시험 발사에 실패한 지 나흘 만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방사포를 쐈다. 북한은 2016년에도 평남 숙천과 황해도 일대에서 준중거리(MRBM)급인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이번 발사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 발표 기자회견을 몇 시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북한이 군의 대응태세를 살펴보기 위한 ‘떠보기식 사격’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동계 훈련은 거의 막바지 단계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추가 무력시위 등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언제든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기술적 보완을 거쳐 지난 16일과 같은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실패 가능성이 작은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조만간 시험 발사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었던 순안공항에서 지난 16일부터 100여대의 차량이 집결하는 모습이 상업용 위성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북한이 관련 시설에서 (미사일) 추가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방사포를 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군의 강화된 역량과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정부 교체기에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굳건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김상진·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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