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 증가에도 항공사 인력채용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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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시민들이 공항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정부의 자가격리 의무화 면제로 인해 항공업계가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 공개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와 함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조건 등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등이 올해 신입 공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고용유지 지원금 유지 조건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코로나19 등으로 여전히 경영 여건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고용유지지원금을 3년 차에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는 동안 신규 채용을 하는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기존인력으로 재배치가 불가능한 업무 특수성과 기존인력 재배치 등이 인정될 경우다.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운항승무원(조종사) 합격자 발표를 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항승무원은 특수직인 만큼 소규모로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않는 상황이 됐어도 올해 신규 채용은 힘들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악화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지난해 제주항공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2669억원에 영업손실 3234억원이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액 2060억원에 영업손실 15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16억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 6181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예외인 대한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부분이 화물에서 발생했고 여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도 항공기 운항률이 코로나 이전 대비 30~40% 정도밖에 되지 않고, 기업결합도 해외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있다”며 “기업결합 이후에도 양사의 인력 배치 등도 남아있어 내부적으로도 많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해외입국자 7일 격리가 면제됐지만 바로 신규 채용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편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휴업을 하고 있는 기존 인력들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인력은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9년 1만9063명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만8177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9155명에서 8778명, 제주항공 3306명에서 3016명, 티웨이항공도 2310명에서 2104명으로 줄었다.

다만 업계는 내년에는 신규 채용이 다시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오는 2024년부터는 항공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개 채용을 한다고 해도 바로 당장 투입을 못 하고 일정 기간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내년부터는 신규 채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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