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결혼 지옥’ 남편에 대한 증오로 결혼 생활의 벼랑 끝에 선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30년 동안 지적 장애 아들 둘을 어엿하게 키워낸 열정적인 아내와 양육에 무심했던 남편이 등장했다.
이날 아내는 지난 세월에 대해 남편이 아무리 사과를 해도 진심을 느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젠 아내의 분노와 한이 주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문제점을 고치고 싶은 마음으로 상담에 응하게 됐다고.
20대 초반에 12살 연상 남편에게 반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출까지 감행했다는 아내. 결혼 후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둘을 낳았지만, 첫째 아들이 5살 무렵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둘째 아들까지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고 말았다. 남편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가사와 육아를 철저히 회피해버렸고, 이는 온전히 아내의 몫이 되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초반에 창피했던 게 사실이다. 기분도 안 좋았다. 방황을 좀 했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방황하는 남편의 몫까지 아들들의 치료와 양육에 두 배로 더 매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남편은 도와주지 않았다고. 아내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 남편은 자기 취미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남들한테 아들이 장애 있다는 걸 말을 안한다. 아들의 어린시절 운동회에도 한번도 안왔다. 남편은 장애가 있는 자식이 창피해 함께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제 두 아들 모두 직장생활이 가능한 성인으로 키워내고서야 남편에게 지난 세월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을 털어놓지만, 돌아온 것은 허울뿐인 사과와 변명 뿐이었다.
아내는 “울면서 사정하면서 애원한 적 있었다. 그런데도 안 받아줬다. 나는 끝까지 가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자기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하면서.. “라며 오열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애 썼다 고맙다’라는 따뜻한 말이 듣고싶다.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안된다고 하더라. 세상에 노력해서 안되는게 있느냐”며 호소했다. 특히 아내는 “남편이 육아를 도와주지 않아 공인중개사 공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그때 우울증을 앓고 자살시도도 두번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위로를 전했다. 또한 장애 아동의 부모는 ‘아이들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 소원이라며 아내의 지난 30년 노력을 마음 깊이 헤아렸다. 오은영 박사는 “어머님이 어떻게 버텨오셨을까 생각이 들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자녀는 부모가 함께 키우는거다. 힘들 때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해야한다. 특히 장애 자녀를 키울 때는 무엇보다 부모의 합심이 중요하다. 지금 이 가정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이런 삶을 버텨오며 아내의 마음은 남편을 향한 분노와 우울감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 아내는 남편에게 받았던 상처 중 과거 만삭의 몸으로 퇴근길에서 기다리던 자신을 보고도 남편이 모른 체 하고 지나갔던 사건을 언급했다. 또한, 아내의 말을 믿지 않고 무시해온 남편 때문에 아내는 늘 증거를 준비하는 습관까지 갖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이미 남편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없는 아내는 오은영 박사에게 “후회없는 이혼을 하고 싶다”며 마음을 결정한 듯한 단호함을 내비쳤다. 그런 아내를 잡고 용서도 빌고 싶지만 그럴 타이밍도 놓치고, 표현 방법마저 서투른 남편. 이에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수동적이고 회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 자기중심적이다. 반면 아내분은 적극적이다”라며 아내에게 “그 수동적인 남편이 변화하기 위해 이렇게 방송에 나오는 큰 결심을 하셨다. 그러니 조금 지켜보셔라. 그래도 남편이 그대로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졸혼이든 이혼이든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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