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강조하다 매력적인 전과자 섭외한 ‘에덴’ 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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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뉴스엔 이해정 기자]

부동산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박종복의 공인중개사 사칭 논란이 예능가를 뒤흔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에덴’ 양호석이 폭행 전과로 하차 요구를 받고 있다.

양호석은 6월 18일 개인 SNS에 iHQ ‘에덴’ 하차 요구가 빗발친다고 지적한 기사를 캡처하며 “3년 동안의 자숙 기간 동안 많이 반성했습니다. 지난 과거 비난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가 언급한 ‘지난 과거’는 지난 2019년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 차오름을 폭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것과 2020년에 서울 모 클럽 앞 쌍방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을 의미한다.

양호석은 ‘반성’을 강조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두 차례나 폭행 혐의로 입건됐던 양호석이 방송에 그것도 출연자를 매력적으로 조명하는 데이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양호석은 지난 6월14일 첫 방송된 ‘에덴’에서 근육질 몸매로 힘에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여성 출연자와 밀착하는 게임을 하면서 과도한 스킨십으로 일찍이 불편한 시선을 모았기에 뒤늦게 드러난 폭행 전과가 더욱 치명적 결함이 됐다.

백 번 양보해 비연예인인 양호석은 ‘셀프 용서’가 시청자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다고 착각했을 수 있지만 ‘에덴’ 제작진의 섭외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연애 프로그램 종영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소속사 전속계약 체결 소식, 알고 보니 SNS 인플루언서였다는 식의 불편한 후일담은 연애 프로그램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때문에 ‘리얼’을 강조하는 연애 프로그램일수록 출연자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홍보 목적은 아닌지, 사생활 문제는 없는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시청자는 물론 출연자들도 서로의 진의를 의심하지 않고 빠져들게 하는 게 관건이다.

그런데 ‘에덴’은 본능에 충실해 사랑만을 쫓는다는 콘셉트에 제작진까지 심취해버린 건지, 폭행 전력의 출연자를 품는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그 대담함의 결과는 결국 파국이다. 지나친 스킨십으로 도마에 오른 인물의 폭행 전과는 ‘에덴’이 그토록 강조하는 ‘파격’에 정점을 찍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의 틀도 부숴버리는 수준의 파격이다. “대한민국에 없던 프로그램”이라는 MC 보미의 외침이 예상치 못한 면에서 실현돼버렸다.

‘에덴’ 출연자 논란이 더욱 아쉬운 건 여러 예능에 부동산 전문가로 출연했던 박종복이 공인중개사 사칭 논란에 휩싸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데칼코마니 급’ 이슈라는 점이다. 박종복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조사 결과 공인중개사가 아닌 한 부동산의 중개보조원으로 밝혀졌는데,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앞다투어 출연시켰던 예능 프로그램들은 일제히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에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란한 자기소개에 빠져 최소한의 자격 검증도 하지 않은 방송사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박종복 논란이 방송사들의 꼬리 자르기로 찜찜하게 일단락된 가운데 ‘에덴’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첫 방송부터 양호석이 이미 힘의 우위를 차지하며 주인공급으로 부상해 출연 분을 모두 드러내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에덴’이 프로그램 출혈을 최소화하며 문제를 봉합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iHQ ‘에덴’ 캡처)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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