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개그우먼 오나미(38)는 요즘 부쩍 예뻐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매니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예비신랑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일까. 2살 연하의 프로축구 선수 출신 박민과 공개 열애 중인 오나미는 다음달 4일 웨딩드레스를 입는다. 1년 7개월 교제 끝에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됐다. 스타뉴스는 최근 결혼 준비에 한창인 오나미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주인공이 되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쑥스러움을 내비친 그는 “모든 게 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새 신부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새로운 시작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면 설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식장 가서 걸어보라고 할 때 되게 울컥하더라고요. 항상 밑에서 하객으로 박수만 치다가 이제 당사자가 되니까 걱정이에요. 결혼할 때 또 시작하기 전부터 울까 봐요.”
오나미는 눈물이 많다. 방송에서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흔쾌히 시간을 내어 웨딩 촬영 현장까지 찾아준 동료들 앞에서도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고. 그는 “동료들이 자기 일처럼 축복해 주는 게 감동이더라”며 “청첩장도 아직 안 나왔는데 ‘날짜 언제냐’며 미리 적어 놓으면서 ‘무조건 가야지’라고 말하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 전했다.
오나미는 웨딩 사진을 통해 한층 물오른 미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결혼식 앞두고)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안 했다. 웨딩 촬영은 6월쯤 했는데 그때도 다이어트를 안 하고 찍었다. 컴퓨터 기술이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오나미와 박민은 1년 7개월 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박민이 지인과 대화 중 오나미를 이상형으로 꼽으면서 만남이 성사됐다고. “(박민이) 소개해준 친구랑 저랑 원래 아는 사이인 줄 모르고, 이 친구가 ‘형은 연예인으로 따지면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는데 제 이름을 얘기했대요. 이 친구도 처음엔 의아해서 다시 물어봤는데 ‘진짜’라고 해서 연결이 됐죠.”
박민은 오나미보다 나이가 2살 적다. 오나미는 박민과 첫 만남을 회상하며 “처음에 ‘누나’라고 하면 ‘아, 그냥 나를 누나로 생각하는구나’ 생각했을 텐데 ‘누나’라고 안 하고 ‘나미 씨’ 또는 ‘나미’라고 부르더라. 속으로 좋았다”고 설렜던 심경을 털어놨다. 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이 됐다. 박민의 적극적인 고백에 수줍음 많은 오나미도 마음을 열었다. “‘자기에 대한 확신이 몇 %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좀 겪어봐야 아니까 70%라고 답했는데 ‘그럼 30%의 확신을 줄 테니 나랑 만나볼래’라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시국에 인연을 맺은 둘은 주로 차 안에서 데이트를 했다. 결혼식도 코로나19로 잠시 미뤄야 했던 오나미는 “식당, 카페 영업시간 제한도 있을 때라 어딜 많이 못 다녔다”며 “한강에서 많이 만났다. 한강공원에서 시켜 먹거나 도시락을 싸와서 차 안에서 먹고 영상 보면서 보냈다”고 전했다.
오나미는 또한 2세 계획을 묻자 “마음대로 될지 모르겠지만 내년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며 “올해는 신혼을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2008년 KBS 23기 공채 개그우먼 출신인 오나미는 최근 ‘골때녀’에서 축구선수로도 재능을 뽐냈다. 그는 학창시절 5개월간 축구부원으로 활동하며 체득한 기량을 발휘해 ‘FC 개벤져스’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오나미는 ‘골때녀’에 대해 “새로운 시작이었고 터닝포인트였다”며 “애착이 많이 간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항상 개그우먼으로서 우스꽝스럽고 진지하지 못한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골때녀’에선 스포츠를 하면서 저의 진심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 만나고 ‘골때녀’를 하게 돼서 공감대도 많이 생기더라고요. 한강 가서 연습도 하고 정신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개벤져스’ 팀원들과는 더 끈끈해졌고요. 축구할 때만큼은 다들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임해요. 웃는 모습을 거의 못 봐요. 오히려 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아쉽긴 해요. 하하.”
“매년 참석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블루카펫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올해는 블루카펫도 하고 공연도 많이 생겨서 기대가 돼요. 코로나19로 많이 웃지 못했던 시민들이 ‘부코페’를 통해 웃으면서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김)준호 선배가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계세요. 올해도 성공적으로 잘 열고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20년 넘게 코미디의 산실로 불렸던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2020년 6월 막을 내렸지만, 오나미는 여전히 정통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개콘’은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라며 “‘개콘’ 마지막 촬영 때 진짜 많이 울었다. 예전처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꿈꾸고 있다. ‘부코페’에 가면 오랜만에 고향에서 가족 만난 것처럼 반가울 것 같다. 정통 코미디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결혼 후에도 그는 웃음과 힐링을 줄 수 있는 코미디언으로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람들이 제 이름만 들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보기만 해도 좋아지는 엔도르핀 같은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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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