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전세끼고 58억 아파트 매수..서초, 노원 제치고 갭투자 ‘최다’

Photo of author

By quasar99

최근 20억 갭투자 거래가 성사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그동안 노원, 성북 등 시세 9억 미만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성사됐던 갭투자(전세보증금을 낀 매수)가 올해 들어 강남권 초고가 단지로 확대되고 있다. 2년 전부터 시세 15억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고, 최근엔 추가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까지 맞물려 매수 여건이 악화됐지만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큰 영향이 없는 셈이다. 반면 대출 의존도가 컸던 외곽 지역 갭투자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非토지거래허가구역 중대형 아파트 갭투자…매매·전세 가격차이 10억~20억원 대

15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asil)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초구로 총 364건이었다. 이어 노원구(346건) 송파구(341건) 강남구(318건) 강서구(313건) 순이었다.

서초구는 이 기간 전체 매매거래 2342건 중 15.5%가 갭투자였다.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실투자액이 20억원이 넘는 거래도 있었다.

지난 9월 16일 58억원에 매매 실거래가 등록된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17층)은 하루 뒤인 17일 38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서초동 진흥 전용 131㎡(8층)은 9월 6일 30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11일 뒤 전세 보증금 10억원에 신규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8월 말 37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4층)와 36억원에 팔린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17층)도 거래가 성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각각 전세 보증금 22억원, 19억원에 신규 세입자를 찾았다. 갭투자액으로 15억5000만~17억원이 필요한 거래였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없어 실거주 목적이 아니어도 주택을 신규 취득할 수 있다. 때문에 즉시 입주하지 않고 갭투자 방식으로 집을 매수한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포함된 송파구(잠실)와 강남구(대치동, 삼성동, 청담동, 압구정동)는 같은 권역 내에서도 갭투자가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 지역은 비규제 대상인 토지지분 18㎡이하 소형 아파트 거래가 많았고, 이외 지역은 중대형 아파트를 갭투자로 사들였다.

지난 9월 15일 11억4500만원에 실거래 등록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20층)은 약 한달 반 뒤인 4억7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한 갭투자였다. 같은 단지에서 8월 18일 11억1500만원, 8월 28일 10억3000만원에 각각 손바뀜한 전용 27㎡ 매물도 거래 후 1~2달 내에 6억원 내외로 전세 세입자를 찾은 갭투자로 파악된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 한강변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스1

9월 29일 19억4900만원에 매매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59㎡(8층)은 약 한달 만인 10월 26일 10억6000만원에 신규 세입자와 계약했다. 9월 4일 22억3000만원에 손바뀜한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3층)은 12일 뒤 12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오금동, 문정동, 풍납동 등에서도 전용 84㎡ 이상 아파트가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8억~10억원 안팎인 갭투자가 다수 성사됐다.

강남구에선 개포동, 일원동, 도곡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지역에서 현금 10억원 이상 필요한 갭투자가 다수 체결됐다. 지난 9월 5일 29억3000만원에 팔린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11층)은 10월 16일 전세 17억원에 신규 세입자가 들어왔다. 9월 11일 23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일원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59㎡(9층)은 4일 뒤인 13억원에 새 전세 계약을 맺었다.

현금 여윳돈 있는 무주택 실거주 수요 많아…대출 규제 여파로 외곽지역 갭투자 줄어들 가능성도

거래 방식은 갭투자이지만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금 여윳돈이 있는 무주택자가 교통, 학군 등 주거 여건이 좋은 강남권 인기 주거지에 나온 매물을 미리 사서 추후 실거주하기 위한 단계적 진입 목적의 수요가 적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현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여러 규제책을 내놨지만 대부분 가격이 많이 올랐고, 강남권 핵심 지역은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에선 지금 사도 가격이 쉽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노원 등 외곽지역 갭투자 비중이 줄어든 이유로 “주택 매수를 위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층이 최근 규제 강화로 이탈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