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빽빽 울어서 평생 '닭고기 이용권' 획득한 아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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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노트펫] 비좁고 깊은 건물 틈에 빠져 이틀 간 울어댄 새끼 고양이가 구조되면서 치킨집 사장님을 평생 후원자로 갖게 됐다.

2일 제주동물친구들에 따르면 최근 단체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아기고양이가 빠져 목이 쉬어라 울고 있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분명 어딘가에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구조 요청자는 기다려봐도 그 상태로 이틀째라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건물과 옆건물 담장 사이에 짜맞춰 설치한 판넬창고와 그 담장 사이 좁디좁은 공간에 고양이가 갇혀 울고 있었다. 손바닥 한뼘 조차 되지 않는 공간으로 앞뒤가 막혀 위가 아니고서는 빠져 나올 길이 없었다.

뜰채조차 들어가지 않는 좁은 공간이었기에 제주동물친구들은 고양이가 타고 오를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긴 막대기에 얇은 이불을 감아 한쪽에 발판을 만들어주고, 다른 막대기로는 고양이를 발판 쪽으로 몰았다. 고양이는 움직일 힘이 남아 있었던지 임시 발판 쪽으로 이동했다.

피하려다 뜰채에 쏙 들어간 고양이. 덕분에 구조 작업이 쉽게 풀렸다.

하지만 발판을 보자마자 바로 올라올 고양이가 아니었다. 반대쪽 틈은 뜰채를 넣을 수 있어 앞뒤로 포위하는 식으로 뜰채로 고양이를 발판 쪽으로 몰아갔다. 얼결에 도망간다고 움직인 고양이. 그런데 그게 그만 뜰채 안으로 쏙 들어오는 길이었다.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이렇게 쉽게 구조가 마무리됐다.

한숨을 돌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근처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구조 요청자는 이 녀석이 우는 이틀 동안 두레박처럼 만든 긴끈으로 밥과 물을 넣어 기력이 빠지지 않도록 해줬단다. 그래서 건강이 양호했고, 막대기가 들어왔을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2개월 쯤 되어 보이는 고양이는 담벼락 위로 나오고, 옆에서 기다리던 엄마 고양이와 형제들에게로 돌아갔다. 길고양이들을 구조할 때면 어미는 그 곁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구조 때도 그랬다. 아마 거처를 옮기다가 새끼 고양이가 좁은 틈으로 빠진 듯했다.

이들 고양이 가족에게는 후원자도 생겼다. 구조를 요청했던 치킨집 사장님이다. 사장님은 밥을 좁은 틈으로 공수하면서 돌본 것은 물론 이 녀석이 바깥으로 나올 수 있도록 구조 때에도 적극적이었다.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대표는 “앞으로 사장님께서 밥을 챙겨주시기로 했다”며 “이틀 동안 빽빽 울어대는 통에 일이 손에 안잡히셨다는 마음 좋으신 치킨집 사장님 부부 덕에 닭고기는 실컷 먹을 수 있을 것같다”고 흐뭇해 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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