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강남까지 10분..’하늘 나는 택시’ 직접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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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독일 제작 UAM 기체 볼로콥터 /사진=방윤영 기자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UAM(도심항공교통)이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이동수단으로 자리를 잡는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4년 뒤에는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서울 도심으로 이동하는 UAM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완전히 새로운 이동수단이 탄생하는 것이다.

공항에서 도심까지 1시간→10분대로…완전히 새로운 이동수단 등장한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UAM 비행시연과 운영시나리오를 실증했다. UAM은 활주로 없이 도심 교통 요지에 위치한 버티포트(UAM 이착륙장)를 환승센터, 터미널 또는 버스정류장처럼 활용해 비행하는 첨단교통체계다. 전기동력, 저소음 항공기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사람과 화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송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독일이 제작한 UAM 기체 ‘볼로콥터'(프로토타입)가 등장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존의 헬리콥터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프로펠러는 18개가 달렸다. 프로펠러가 여러개 달렸다고 해서 ‘멀티콥터형’ 기체로 불린다. 프로펠러 부분 길이는 7m에 달한다. 반면 몸체 높이는 1.8m 정도로 1~2인용 크기다.

볼로콥터는 고도 50m까지 10초만에 떠올랐다. 3㎞를 비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분이었다. 소음은 50db(데시벨) 정도로 사람들이 대화하는 수준에 불과해 도심 곳곳을 날아 다니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다. 상용화가 되면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시간을 10~15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한국형 UAM 오파브 /사진=국토교통부

동시에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는 한국형 UAM인 ‘오파브’가 비행시연을 선보였다. 시연에 나선 오파브는 시제기 크기의 44% 수준인 축소기다. 볼로콥터와 달리 비행기 모양과 비슷하다. 축소기 몸체 길이는 2.7m, 날개는 3.1m다. 향후 시제기로 완성이 되면 길이는 9.2m, 날개는 10.5m에 달하게 된다.

오파브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항공기급 틸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이착륙시에는 프로펠러 회전축을 수직으로, 전진할 때는 수평으로 조정해 비행하는 기술이다. 축소기의 최대속도는 시속 130㎞, 비행거리는 최대 10㎞다. 향후 배터리 성능 등이 개선되면 340㎞가량 이동할 수 있어 공항과 도심을 오가는 데 문제가 없다.

UAM 시장 선점 위해 각국 경쟁 치열…대기업 포함된 ‘팀 코리아’로 경쟁력 확보

UAM 기체 개발뿐 아니라 버티포트, 교통체계관리 등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앞에 UAM를 이용할 수 있는 정류장인 버티포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공항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곧바로 UAM을 타고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승객이 앱으로 탑승시간과 목적지를 입력하면 공항에서 곧바로 UAM을 탈 수 있다. 도심 내 버티포트에 도착한 뒤 대기시간 없이 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승수단이 자동으로 지정·배차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UAM은 완전히 새로운 모빌리티 체계로, 기체 개발뿐 아니라 교통관리, 안전·보안 등 기술과 시스템이 개발 중이어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누가 먼저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11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정부는 ‘UAM 팀 코리아’를 만들어 차별화에 나섰다. 도심항공교통 분야에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력체계이자 정책공동체다. 학계와 연구기관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SK텔레콤 등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해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오파브에 적용된 기술은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등이 개발 중인 UAM 기체 개발에 공유된다.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은 “대기업이 포함된 UAM 팀 코리아가 형성돼 있어 국제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에서도 이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복합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2025년 공항과 도심을 오가는 UAM을 먼저 상용화하고 2030년부터는 도심 곳곳을 다닐 수 있도록 본격 상용화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와 제도 마련 등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정부는 UAM 특별법 제정 등 제도와 기준을 마련하고 우리 산업 생태계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규모 R&D(연구·개발)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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