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남현희·전청조 논란을 분석했다.
31일 방송된 KBS2 ‘해볼만한 아침 M&W’의 ‘표창원의 월드 셜록’ 코너에서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최근 화제가 된 남현희·전청조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다.
표창원은 먼저 “이 사건이 드러난 이후 추가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얼마나 파장이 클지 예상이 힘들다.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들여다보면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한다면 당하지 않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라는 의문도 든다. 비슷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며 해당 이슈를 다루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남현희·전청조 논란을 전하면서 “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확인된 사실만을 전제로 추정을 하려고 한다. 전청조라는 사람이 한 거짓말이 계획적이고 치밀하다. 처음 만난 것이 올해 1월이다.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학원에 여러 명의 경호원을 대동한 사람이 등장해 ‘IT 사업가인데 일론 머스크와 펜싱 대결을 하기로 해서 급하게 배워야 해서 찾아왔다’고 했다”며 “여기서 주목할 건 병풍효과, 후광효과다. 전청조는 평범한데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나면 병풍이 생긴 거다. 후광처럼 작용해서 마치 대단한 사람처럼 인식이 되는데 그게 병풍효과다. 일론 머스크는 모두가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마크 주커버그와 대결한다는 소식도 있어서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남현희가 여러 어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지원군이 나타난다면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첫 후광효과로 인해 신뢰, 선망이 생긴 게 아닌가 추측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청조의 연극에 대해서는 “모두가 ‘나라면 그 정도의 어설픈 연기에 안 넘어갈거다’라고 하실텐데, 합리적 의심으로 남겨둬야할 것 같다. 남현희의 주장을 사실로 여기고 본다면 그럴만한 여지가 있다. 남현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긴장한 상태에서 일론 머스크와 대결한다는 재벌 3세에게 펜싱을 알려줘야 하는데 갑자기 기자라는 사람들이 난입해 인터뷰를 한다면 ‘숨겨진 혼외라서 이렇게 하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남현희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상황이 진짜이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면 일반인이라면 당하지 않을 어설픈 연극도 믿고 싶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창원은 남현희에 대한 전청조의 명품 선물 공세에 대해서는 “명품 선물 공세는 사기극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남현희가 살고 있던 집 자체가 잠실의 초호화 레지던스다. 월세가 1500만 원에서 3500만 원이라고 한다. 몇 달 동안 동거를 하고, 고가의 선물, 자동차를 받을 때마다 SNS에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서 하루 숙박비가 1200만 원에 달하는 호텔 풀빌라도 이용했다”며 “전청조가 실제로 많은 돈을 썼는데 어디에서 나왔나 보면 또 다른 피해자에게서 나온 돈으로 추정된다. 전청조가 레지던스 이웃 주민들에게 51조원이 예치되어 있는 계좌를 보여줬다고 한다. 그 앱은 가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입주민들은 현실적이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입주민 중 일부는 투자를 한 것으로 파악됐고, 그 금액만 8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보인다. 현금·신용카드 빌리는 수법으로 사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창원은 이번 이슈에 대해 “가스라이팅과는 조금 다르다. 가스라이팅은 두 사람의 관계가 수직 관계여야 한다. 강자가 약자에 대해 허위 사실을 주입해 인지 왜곡을 시킨다. 지금은 전혀 수직적 관계가 아니고 의문을 제기했던 사이다. 남현희에게 인지 왜곡은 보이지 않는다. 감쪽 같이 속았는지, 속고 싶어서 동조하면서 속았는가의 차이만 보이는 것 같다”며 “유명인은 외롭다. 접근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서고 무조건 잘해주면 신뢰를 얻기 쉽다. 접근에 성공해서 신뢰를 쌓으면 이들을 병풍효과를 사용해서 투자를 얻어내기 쉽다. 이런 부분에서 유명인을 대상으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고 분석했다.
또한 표창원은 “남현희도 의심이 드는 상황이 나왔다고 하는데 디를 ‘레드 플래그’, 즉 빨간 깃발이라고 한다. 이 현상이 발견될 때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준비된 답변이 나온다. 한 걸음 물러나서 공적 기관, 제3자에게 검증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본인이 어렵다면 주변 사람들이 꼭 해줘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청조는 지난 23일 남현희와 결혼 발표 및 인터뷰를 진행한 뒤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성별 논란과 사기 전과 등 과거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와 같은 논란으로 남현희가 결별을 통보하자 찾아갔다가 스토킹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석방됐다.
남현희는 “혼란스럽고 억울하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악마 같은 짓을 뻔뻔하게 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 자기가 하자고 해서 주도해서 움직인 것들이 거의 다, 전부다”라며 억울함과 피해를 주장했다. 이에 전청조는 남현희가 지난 2월부터 자신이 재벌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성전환 수술도 먼저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의 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서울경찰청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접수됐던 사기미수 고발 사건을 송파경찰서에서 병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김민석 강서구의원이 지난 25일 전청조를 사기 미수 혐의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으며, 지난 26일에는 서울 송파경찰서에 전청조가 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가로챘다는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