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원투의 멤버 고(故) 오창훈은 지난 14일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고인은 올 초부터 대장암 4기와 신경내분비암으로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수숭를 받고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었다.
오창훈의 발인은 16일 오전 10시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오창훈은 생전 불렀던 흥겨운 음악들을 남기고 그렇게 하늘로 떠났다.
부고가 전해지자 원투로 함께 활동했던 송호범은 SNS에 “이제는 아프지 않을 그곳에서 편안히 영면하길 기도한다”며 오창훈의 영정사진을 공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1976년생인 오창훈은 2003년 송호범과 그룹 원투로 데뷔해 히트곡 ‘별이 빛나는 밤에’ ‘못된 여자’ ‘쿵짝’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8년에는 JTBC ‘슈가맨2’에 출연해 건재한 인기를 입증했고, 이듬해인 2019년 2년 여 교제 끝에 비연예인 아내와 결혼했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지닌 일본의 국민 밴드 엑스재팬(X Japan)의 베이시스트 히스(본명 모리에 히로시)도 지난달 암 투병 중 끝내 숨을 거뒀다. 최근 엑스재팬 측은 “히스가 대장암 투병 끝에 5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존경받던 베이시스트 히스의 별세를 알리게 돼 슬프다”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엑스재팬 측에 따르면 히스의 암은 올 6월 건강검진 중 발견됐다. 히스는 병마에 지지 않으려 끝까지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해 국내외 팬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1968년 1월 22일 효고현에서 태어난 히스는 1992년 엑스재팬에 베이시스트로 합류했다. 엑스재팬 원년 멤버인 타이지가 탈퇴한 후였다.
엑스재팬은 1997년 해산했지만 2007년 재결합 후 월드투어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멤버 간 불화로 인해 2017년 이후 다시 활동이 중단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은 지난 7월 신곡 신곡 ‘엔젤'(Angel)을 발표했으나 따로 무대 공연이나 활동을 펼치지는 않았다.
힘든 암 투병을 견디고 소소한 일상을 회복하고, 대중의 품으로 돌아온 연예인들도 있다.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은 10년 전인 2013년 난소암 1기 진단을 받아 2년 간 투병 생활을 거친 뒤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당시 홍진경은 2003년 사업가와 결혼해 7년 만인 2010년 딸 라엘을 출산했다. 기쁨으로 충만해야 할 삶이지만 첫 아이를 품에 안은 지 3년 후 난소암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대중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면서 “투병할 때 항암을 6번 받았는데 그 약 냄새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차병원 앞에 가면 난다”고 덤덤히 전했다.
암을 이기고 돌아온 홍진경은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KBS 2TV ‘홍김동전’에 고정 출연 중이며, 이외에도 예능 ‘짠당포’ ‘안방판사’ ‘솔로지옥2’ 등 진행을 맡으며 왕성히 활약 중이다.
방송인 서정희는 지난해 4월 유방암 수술 사실을 고백했다. 이후 서정희는 딸 서동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나와 “유방암 선고를 받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전체를 수술해야 하는 전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밝히며 “지금은 항암치료 중이고 예전보다 건강하고 씩씩하다”고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밴드 YB 보컬 윤도현도 암 투병 및 완치 소식을 직접 알렸다. 윤도현은 2021년 뮤지컬 ‘광화문연가’ 연습 시작 무렵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을 발견했으며, 약물 치료를 실패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현은 자신의 암 투병을 고백하며 “암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앞이 깜깜해졌다. 태어나 죽음이란 것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도 했고, 수많은 생각에 잠겨 혼자 울기도 해보고, 방사선 치료 때문에 몸이 힘들어도 억지로 웃어보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암세포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더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3년이 정말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공포와 고립을 택하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암 환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늘 화려하게 반짝이기만 하던 연예인들도 저마다의 고충을 안고 살아가며, 각자의 이유로 고통을 받는다. 그러다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기도 하고, 그 결과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거나 기적처럼 새 삶을 살게 된다.
어떤 삶이 더 나은지 재단할 수 없지만 겪어보지 않고는 가늠할 수 없을 긴 터널을 지나온 그들의 진심과 용기 가득한 고백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