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태진아가 34년 만의 아내 옥경이를 위한 곡을 발표하면서 아내를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전했다. 앞서 아내의 치매 투병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와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진 바 있다. 이에 태진아는 신곡 활동과 더불어 아내 간호에 전념하면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그는 이번 신보에 ‘마지막 앨범’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큼 모든 정성을 쏟았다.
지난 16일 오후 태진아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곡 발표 후 활발한 방송 활동과 함께 아내를 간호하는 근황을 전했다. 태진아는 지난달 29일 발매한 신곡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교양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여전한 관록을 과시 중이다. 또 방송을 하면서 만나는 후배 가수들의 활약은 태진아에게도 좋은 기운을 가져다줬다. 수년 전 시작된 트롯 붐을 짚은 태진아는 “(후배들을 만나면)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저는 일생을 트롯을 한 사람인데 후배들이 한꺼번에 만나고 스타가 되니 보기에 좋다”라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이번 신곡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는 히트곡 ‘옥경이’ 이후 34년 만에 아내를 위한 곡이다. ‘옥경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후 아내에 대한 사랑, 또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애달픔 등을 담았고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를 두고 태진아는 “제가 지금까지 부른 노래 중에 가장 의미가 깊은 노래일 것”이라면서 “한 3~4년 전부터 일기 쓰듯이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이렇게 써놨던 얘기를 모아서 썼다. 이 노래라도 자꾸 들으면서 (아내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나를 천천히 잊어버리길 바랐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제 인생에 아마 가장 큰 행복이다. 어떻게 보면 또 이게 또 제 마지막 앨범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앨범’이라고 설명할 만큼 태진아는 이번 앨범을 열과 성을 다해 제작했단다. 그는 “그만큼 내가 온갖 정성을 다 쏟은 이번 앨범이다. 그래서 앨범 자켓에 아내와 둘이서 같이 찍은 사진이 담겼다”라고 설명했다.
그 어떤 앨범보다 진심을 다했기 때문일까. 노래를 부를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고 고백한 태진아는 “방송 녹화에 들어가서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불렀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행사를 가서 부르면 참석한 분들이 같이 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제 자신이 아프거나, 남편 또 부인이나 가족이 아픈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노부부들한테도 바친다고 말한다. 많은 분들이 참 좋아하신다”라고 강조했다.
태진아의 아내 역시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 발매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두고 태진아는 “아내가 엄청 좋아한다. 가방에도 앨범을 넣어 다닌다. 또 방송에 나온 무대 영상을 계속 보면서 따라 부르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른다. ‘이 노래는 내 노래’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좋아하고 있다”라고 대신 전했다.
태진아와 그의 아내는 행사와 방송 활동을 늘상 동행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한다. 다만 너무 먼 지방 행사 일정이 잡혔을 땐 아들인 가수 겸 작곡가 이루가 어머니를 보살핀다. 태진아는 “아내의 건강이 예전보다 50% 정도 회복이 됐다. 치매 증상이 제가 느끼기엔 지금은 멈춘 것 같기도 한데 또 어제, 오늘은 아닌 것 같다. 아직은 그 치료약이 없으니”라고 말을 흐리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들 이루도 같이 간호를 하면서 속상해하고 아파하고 있다. 일체 대소변도 다 우리가 받아야 된다. 내가 나가면 아들이 계속 집에서 간호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태진아는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했다.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로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다 없어지는 거다. 팬들이 건강에 신경 쓰시고 건강하시기만을 제가 이제 기도한다. 지금까지 팬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다. 다 팬 여러분들이 저를 사랑해 주셨기 때문에 그 상도 탈 수 있었다”라면서 당부의 말을 남겼다.
오는 12월, 태진아는 여전히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태진아는 “방송 섭외가 많이 오고 있다. 행사를 하는 시즌이 끝났으니 방송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또 12월 24일 디너쇼를 잘 마무리하고 집사람 간병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