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들에게 바칩니다.”
가수 태진아가 부인을 주제로 한 새 디지털 싱글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발표했다. 앞서 큰 사랑을 받았던 지난 1989년 발매곡 ‘옥경이’ 이후 34년 만에 부인 이야기다. 옥경이는 태진아 부인의 이름이다. 이번 신곡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는 5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태진아는 14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더 아프지 않게, 나를 잊어버리지 않게 앨범에 부인 사진도 넣었다”며 “나와 내 부인처럼 함께 인생을 만들어간 노부부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꽃처럼 아름답던 청춘은 간곳없고/얼굴에 주름살이 슬프게 울고 있네요/인생길 가는 길이 힘들고 지칠 때도/당신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몰랐었다오/사는 게 인생이고 사는 게 행복이었어/인생길 마지막까지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는 첫 소절부터 태진아가 33년간 함께 한 부인과의 인생사가 담겼다. 앞서 다수의 방송에서 태진아는 “100번을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부인과 결혼하겠다”며 변함없이 애처가의 면모를 자랑해왔다.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도 부인을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겼다. 태진아는 부인이 치매를 앓고 있던 2년 전부터 조금씩 가사를 적었고, 아들이자 가수인 이루가 작곡을 맡아 이 곡을 만들었다.
태진아는 “아내가 이 곡을 내가 녹음할 때부터 들었는데 정말 좋아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인 걸 알고있다”며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곡은 제 부인에게 건네는 말이지만 우리와 같은 부부들, 그리고 노부부인 어르신들을 위한 곡이기도 해요. 행사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그렇게들 우시더라고요. 사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은 조금씩 아프기 마련이고, 사랑하는 사람이 점점 아파하는 걸 봐야 하는 시간도 오죠. 우리 모두가 그렇게 공감을 하는 것 같아요. 저 또한 행사장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두 번 정도 울었어요.”
태진아는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감정을 아들 이루 덕분에 오롯이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부분인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들을 때는 나 또한 매번 울컥한다”며 “내가 조금씩 가사를 쓰는 과정에서도 아들과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태진아는 이루와 함께 부인을 돌보고 있다. 치매는 쉽게 간병인을 고용할 수 없는 질병인 터라, 부자가 직접 대소변까지 받아낸다고 한다. 태진아는 “요즘엔 내가 활동을 하다 보니까 이루가 식사부터 목욕까지 모두 맡아서 하고 있다”며 “이루가 엄마와 함께 하루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진아는 지난 1973년 데뷔해 50여 년간 노래해왔다. 그 긴 세월 동안 지치지 않고 신곡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태진아는 “내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라며 “팬들의 사랑에 언제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는 지난 10월 29일 발매됐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