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의 허리 통증, 디스크라고 장담 못 하는 이유 [강직성척추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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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경향신문]
자가면역질환 ‘강직성척추염’일 수도
이따금 엉덩이‧허리통증 있다면 의심
조기 진단‧치료로 진행 막을 수 있어

강직성척추염은 진행되면 척추변형은 물론, 다른 장기로 염증이 침범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젊은 남성 중 평소 크게 무리하지 않는데도 엉덩이와 허리통증을 자주 느낀다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하고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 허리가 계속 뻐근하고 아프면 그나마 익숙한 허리디스크를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특히 10~30대 젊은층, 그중에서도 남성에서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강직성척추염을 한 번쯤 의심해야 한다.

강직성척추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척추관절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가 뻣뻣하게 굳어 변형되며 염증이 척추를 넘어 다른 장기를 침범하면 몸 곳곳에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점에서 강직성척추염은 조기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을뿐더러 활동을 시작하면 싹 가라앉아 차일피일 병원 방문을 미루게 된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제정한 ‘강직성척추염의 날(매년 11월 첫째 주 금요일)’을 맞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주요 정보들을 짚어봤다.

■남성 발병률 2배↑…조기발견 쉽지 않아

강직성척추염은 유독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강직성척추염환자 4만8294명 중 남성이 3만4908명으로 여성(1만3386명)에 비해 약 2배 이상 많았으며 40대 이하 환자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젊은 남성 대부분은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하지 못한다. 가장 분명한 초기 증상은 골반과 엉덩이 쪽이 아팠다 안 아팠다 하는 것. 이후 시간이 지나 염증이 허리까지 올라가면 허리도 뻣뻣해진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함이 심하게 느껴진다(조조강직). 하지만 움직이거나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싹 가라앉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디스크나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움직일수록 통증과 뻣뻣함이 호전되며 오래 쉬고 나면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진다”며 “일단 별다른 움직임이나 무리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허리와 골반 주변이 자주 뻣뻣하게 느껴지고 아프다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이렇다 해도 병이 점차 진행되면 허리 뻣뻣함이 심해지고 결국 척추마디가 굳어 척추가 변형될 수 있다. 또 염증이 척추를 넘어 다른 조직까지 침범하면 신체 곳곳에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 장이나 눈, 피부 등을 침범해 발생하는 염증성장질환, 포도막염, 건선 등이 대표적이다.

■조기 진단·치료 시 일상생활 문제 없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강직성척추염의 경우 대부분 젊을 때 발생하고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일상생활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면역세포의 공격은 서서히 약해지기 마련이라서 자가면역질환은 초기 10~20년 치료가 중요하다”며 “따라서 강직성척추염도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시작해 10~15년만 진행을 억제하고 관절의 영구적인 손상을 방치하면 그 이후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염진통제효과가 좋아 강직성척추염환자의 80%는 소염진통제만 먹어도 될 정도”라며 “이러한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더라도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생물학제제로 통증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검사 통해 근골격계질환과 구분해야

하지만 이미 척추강직이 진행된 후라면 치료효과를 낙관할 수 없다. 한 번 굳은 관절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훈 교수는 “특히 강직성척추염은 HLA-B27(Human Leukocyte Antigen-B27)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설령 허리가 아파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았더라도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수치나 HLA-B27라는 유전자를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따금 발생하는 엉덩이 통증으로 절뚝거리거나 ▲아침에 유독 허리가 뻣뻣해 머리를 숙이기 어렵다가 움직이면 호전되는 경우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허리통증이 씻은 듯이 가라앉는 환자에서는 혈액검사를 시행해 다른 근골격계질환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운동, 척추강직 예방·치료효과↑

강직성척추염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운동을 병행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운동은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고 관절 움직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척추 강직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김재민 교수는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관절이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 20~30분 정도 스트레칭, 자전거타기 등을 꾸준히 하면 올바른 자세 유지는 물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TIP. 한눈에 보는 ‘강직성척추염’ 백서(도움말=대한류마티스학회)

1. 강직성척추염 체크리스트
※ 예라는 답변이 4개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허리(특히 엉덩이 부위)나 등의 통증이 40세 전에 시작됐습니까?
√ 허리나 등의 통증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심해졌습니까?
√ 휴식을 취하면 허리나 등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움직이면 오히려 괜찮아집니까?
√ 힌밤 중에 허리나 등이 아파 잠에서 깹니까?
√ 허리나 등의 통증과 함께 사지 말초 관절부위의 통증이 있습니까?
√ 안구 통증 및 충혈이 발생하는 포도막염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발뒤꿈치에 위치한 아킬레스 인대 부위에 통증이 있습니까?

2. 강직성척추염환자의 일상 속 관리법

■운동요령

– 수영 : 접영 및 평영보다 자유형, 가능하면 매일(아침시간이면 더 좋음) 40~50분 정도 꾸준히, 적어도 1주일에 4일 이상
–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테니스 등은 관절이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규칙적으로 하기
– 유도, 검도 등 충격 가능성이 높거나 볼링, 골프, 당구처럼 목과 등을 구부려야하는 운동은 피하기

■식사요령(아래 영양소 골고루 섭취 권장)

– 칼슘 : 뼈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관절 강화에 도움
– 비타민D : 칼슘 흡수를 도움
– 비타민A·C·D·E : 브로콜리, 해바라기씨, 녹황색채소, 연어
– 오메가3 : 참치, 연어, 다랑어
– 셀레늄(항산화제) : 콩, 정제 안 된 곡류, 조개, 참치 등
– 플라보노이드 : 적포도주, 늙은 호박, 양파, 상추, 고추 등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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