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불가 MBC 드라마 편성, 결국 JTBC에도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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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내일, 지금부터 쇼타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독특했던 MBC의 드라마 편성 계획이 결국 실패로 돌아간 모양이다. 시청률이 반 토막 난데 이어 부진을 겪던 JTBC에도 잡히며 굴욕을 맛보게 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9일과 30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내일’ 9회와 10회는 전국 가구 기준 각각 2.9%와 2.5%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주(금 3.6%, 토 3.0%)에 비해 각각 0.7%P, 0.5%P씩 하락한 수치이며, 1회(7.6%)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폭락했다. 본격적으로 2막에 돌입하는 7회부터는 살짝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하락세는 회를 거듭할수록 이어지고 있다.

토일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1회가 2%대의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2회는 3%대로 치솟으며 ‘꼰대인턴’ 같은 상승세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받았지만, 3회는 다시 2%대로 떨어지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4회는 다시 3%대로 올랐지만 2회보단 못한 성적을 거뒀다.

결국 MBC는 계속된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JTBC에게까지 덜미를 잡히게 됐다. “나를 추앙해요” 등의 유행어를 만들고 있는 ‘나의 해방일지’에게 시청률이 역전되고 만 것. ‘나의 해방일지’는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 등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으로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으나, 막상 방영 이후엔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나의 아저씨’ 때와 같이 다소 무겁고 느린 전개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나의 해방일지’는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2%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고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해가더니 현재는 안정적인 3%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나의 해방일지

그렇다면 MBC와 JTBC의 상황이 180도 뒤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드라마의 완성도보단 이해 못 할 편성에 있었다. 현재 MBC는 토요일에 드라마 두 편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다양하다. 일단 ‘지금부터, 쇼타임!’의 방송 시간이 다르다는 점. 미리 방송되고 있던 ‘내일’에 방해되지 않게 20분 일찍 편성한 여파로, 토요일은 저녁 8시 40분 방송되는 것과 달리 일요인엔 밤 9시에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불리한데, 심지어 ‘지금부터, 쇼타임!’은 매주 토요일마다 ‘아는 형님’ ‘놀라운 토요일’ 등 예능프로그램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말 초저녁엔 주로 가족들이 다 함께 TV를 시청한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지금부터, 쇼타임!’은 매주 토요일마다 급락하는 시청률이 억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MBC는 황당한 편성 방법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이 준 기회를 제 발로 뻥 차버렸다. 금토극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욕심을 부리다 제발에 걸려 넘어진 꼴이다. 16부작 ‘내일’이 끝난 뒤 편성을 조정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3주나 남아있는 상황. 과연 MBC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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