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子 내 오스카상 수상 소감에 울어..트로피 다 지하실에 넣었다”(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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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뉴스엔 서유나 기자]

윤여정이 쿨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모두의 귀를 사로잡았다.

3월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46회에서는 각 분야별 시대를 주름잡은 자기님들을 만나는 ‘아이콘’ 특집을 맞아 연기력으로 세계적 인정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오늘날 윤여정을 아이콘이라고 부르는 데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연기력, 트렌디함, 특유의 위트, 그리고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 상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잘난 척한다는 영국인들이 절 좋은 배우로 인정해준 거잖나”라고 말할 정도의 당당함까지.

유재석은 작년이 “윤여정 신드롬이란 말 나올 정도”였다며 근황을 물었다. 윤여정은 “영화를 찍었다”며 “제가 영하 10도에 길바닥에 쓰러져 누워 있어야 하니 스태프들이 너무 미안해 하더라. 괜찮아, 내가 팔자가 세서 그래 그랬다. 내가 쉬는 날은 영상이고. 어저께 강동원을 잠깐 만났는데 내가 너무 힘들었다고 그랬다. 하니까 자기는 영하 10도에 비 맞는 신도 찍었단다. 머리가 얼어서 녹이며 찍었단다. 네가 이겼다고 했다. 거기다 뭐라고 하냐. 걔는 나보다 더한 데 찍었다는데”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이 말에 평소 만나기 어려운 강동원을 바로 어제 만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러자 윤여정은 “거기 촬영하는 데 가면 다 있다. 비 맞고 있고 길에 자빠져 있고”라고 특유의 쿨한 말투로 너스레 떨어 웃음을 줬다.

윤여정은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파친코’ 홍보를 위해 ‘유퀴즈’에 출연했다. 윤여정은 재일동포의 삶을 그린 ‘파친코’ 속 자신이 맡은 선자 역에 대해 꼭 맡고 싶었던 역할임을 강조했다.

윤여정은 “이 사람들(애플 측)이 오디션을 보라고 하더라. 한국 배우는 다 오디션을 봐야한다고 하더라. 그럴 때 이상한게 난 삐딱한 때가 많다. 룰대로 오디션 봐야하는지 아는데 너희는 내가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면 그만인데 나는 한국에서 오디션 봤다가 떨어진 여자가 된다. 내 오십몇 년 커리어를 애플 때문에 망칠 수 없다. 없는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있잖나. 오디션 못 본다고 그런데 이 역할이 하고 싶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작품에 합류한 윤여정의 최신작 ‘파친코’는 천억 원 정도가 들어간 대작이었다. 윤여정은 다만 이 얘기에 “남의 돈을 관심 없고, 나 얼마주는지가 관심 있지”라고 해 웃음을 이어갔다.

유재석은 작년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 언급했다. 윤여정은 유재석이 “TV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고 하자 “나도 믿기지 않았다. 반추 해보니 그건 나한테 사고였다. 난 정말로 클렌 클로즈가 받기를 바랐고, 그 여인이 7번 노미네이트가 됐단다. 사람들이 하는 선거다. 사람 민심이 그녀를 위해 투표했을 거라 생각해 구경이나 하자해서 가서 앉았는데 나중에 필름 보니 (내가)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 일어나더라. 그건 무의식중에 나온 거다. 내 이름이 들리니까”고 밝혔다.

윤여정은 당시 상을 수상하며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했다. 윤여정은 이에 대해 “우리 작은 아들은 울었단다. 걔네들이 아니라면 이렇게 일하러 나오지도 않았을 거다. 걔네들을 위해 사려고 일한 거니, 걔네에게 미안한 건 내가 일하는 여자라 엄마의 음식이라는게 없을 거다. 사람들은 집밥을 원하는데 걔네는 없고. 그런데 아들들이 너무 나 닮은게, 괜찮다고 그래서 우리 다 말랐잖아 이러더라”며 웃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상 수상 혜택에 대해 “여행 가는 비행기 티켓 이런 건데 내가 타히티를 왜 가냐. 여행가면 호텔 뭐, 그럴 기운이 없다. 뭐하러 가냐. 그래서 안 받았다. 에이전트를 통해 안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그러더라. 안 받는다고 하기 너무 잘했단다. 팬데믹 탓에 이번에 안 준다더라”면서 상금도 따로 없다고 전했다.

이어 윤여정은 “사실은 생각해 보니 봉준호 감독이 전해에 문을 두드린 거다. 두드린 문을 내가 운 좋게 정이삭과 같이, 운이다. 운이 맞아 떨어진 거다”라며 겸손을 보여줬다.

윤여정은 ‘미나리’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상 외에 총 42개 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영국 아카데미 상도 지난달에야 겨우 받았다며 “도로 가져라고 하려다 말았다”고 농담했다.

그리곤 트로피의 행방에 대해 “지하실에 다 넣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장 짜서 거실에 놔야 하지 않냐”며 안타까워하자 윤여정은 “아무 의미 없다”며 손을 내젓곤 “아카데미 트로피는 응접실에 놨다. 그걸 보러 오는 애가 있다. 기를 받는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19070년대 연기로 명성을 얻었으나 연기를 포기하고 결혼을 하며 미국에 가던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큰 아이가 75년생이니 그 전에 갔을 거다. 그때는 여권 보면 옆에 툭 던진다. ‘너 이 나라(한국) 아냐’는 의미다. 그때부터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땀이 났다. 입국 못하게 할까 봐”라며 그 시절을 되짚었다.

이런 윤여정이 가장 힘든 시기는 파경 후 다시 한국에 돌아와 복귀를 준비하면서였다. 심지어 아들을 데리고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 슈퍼마켓 체인 점원으로 일할까 고민까지 했다고. 그때 윤여정을 잡아준 이가 김수현 작가였다. 김수현 작가는 처음엔 자신의 백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윤여정을 써주지 않았지만, 아무도 윤여정을 찾지 않자 본인의 맹세를 깼다. 그렇게 윤여정은 다수의 김수혁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윤여정은 배우 일 하며 잃은 것이 있는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저는 배우 일을 일로 했으니까. 저희 어머니가 그러셨다. 사지육신이 멀쩡하면 일해야 한다고. 후회도 없다”고 확답했다.(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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