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날벼락’ 맞은 양현석, 무너진 ‘자존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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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엑스포츠뉴스 서울고등법원, 김예나 기자) ‘보복 혐의’ 1심 무죄에서 2심 유죄로 뒤바뀌며 자존심을 구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이 약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선고 후 상황에 큰 온도차를 보였다.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2016년 양현석이 연습생 출신 한서희를 회유 및 협박해 비아이에 대한 마약 투약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는 가운데, 양현석은 수 년 간 “협박하거나 강요한 적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공판 과정에서 한서희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양현석으로부터 협박·회유를 받은 정황과 당시 심경 등을 토로하기도 하고, 법정에서 양현석 측 변호인과 언성을 높여가며 치열한 진실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던 바. 

기나긴 공방의 끝 무렵, 검찰은 양현석이 한서희를 협박·회유해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를 초기 단계에서 무마시키는데 성공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서희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양현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양현석은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법원을 나서며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재판부 판결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당당하게 심경을 밝혔다. 

이를 통해 YG 총괄 프로듀서로서 명예를 되찾은 양현석은 1심 판결 다음달인 지난 1월, 곧바로 YG 소속 신인 걸그룹 베이비 몬스터 론칭을 알리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사실 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이 잘못됐다 주장하며 항소장을 제출했고,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항소심이 시작됐다. 

2심에서도 양현석은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 사이 한서희는 지난 4년 간 이어온 공판 과정에서 느낀 피로감과 고충을 토로하며 눈물을 쏟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서희는 당시 양현석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랐다면서 처벌 의사를 묻는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렸다. 같은 자리에 있던 양현석 역시 두 눈을 감고 한서희의 모든 이야기를 듣는 모습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양현석도 최후변론에서 그간의 힘든 시간을 토로했다. 그는 “제가 단 한번의 흐트러짐이나 실수 없이 살아왔다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도 얼굴이 알려진 공인인지라 사회와 후배 가수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왔다. 지난 4년 간 여러 억측들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조용히 바랐을 뿐 개인적은 소견을 언론이나 SNS 통해 언급한 적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조심스러운 마음을 엿보였다. 

덧붙여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는 사람이 갖춰야 할 책임감과 소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했다. 앞으로 그 어떤 빌미가 되는 일조차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임하겠다. 제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K팝을 이끌어나갈 후배들을 마음껏 양성하고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오랜 공판의 끝이 보이는 시점, 2심 선고에서 원심이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약 1년 전, 무죄 판결 받은 후 당당하게 취재진들 앞에 섰던 양현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호원들의 둘러싸인 채 급하게 자리를 떠나느라 바빴다. 얼굴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혹감만이 가득했다. 그와 함께한 변호인들과 YG 관계자들 역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심까지 무죄 선고받고 당당하게 다시 한 번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였던 양현석으로서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을 터. 양현석의 떨군 고개와 경직된 어깨 그리고 싸늘하게 굳은 표정, ‘2심 유죄’의 타격은 꽤나 커 보였다. 

사진=김예나, 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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