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강태오가 박은빈에게 처음으로 좋아한다고 고백하면서 드디어 ‘쌍방’ 로맨스가 시작됐지만, 곧바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10회에서 ‘지적장애인의 사랑’을 다룬 사건이 등장해 두 사람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이준호(강태오 분)가 우영우(박은빈 분)를 찾아가 “좋아한다”며 고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준호는 쉬는 날 권민우(주종혁 분)와 점심을 먹으려다 “그 다음이 잘 상상이 안 간다. 좋아하는 그 다음..뭔가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각오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괜히 시작했다가 서로 힘들어질까 봐 무섭다”고 털어놨다.
상대가 우영우인지 모르는 권민우는 “너 무슨 백년가약 맺니? 뭐가 그렇게 심각해? 만났다가 마음에 안 들면 쫑내면 되지”라며 가볍게 말했고, 이준호는 “그런 얼마 못갈 것 같은 마음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 이 사람은”이라고 답했다.
권민우가 “얼마 못 갈 것 같은 마음인가봐”라고 하자, 이준호는 “아니야 그런 마음”이라며 버럭했다. 이에 권민우는 “가! 그러면 답 나왔네”라고 조언했다. 이 말에 이준호는 그대로 회사에서 퇴근하는 우영우에게 달려가 “저 할 말 있다”며 “좋아해요. 너무 좋아해서 제 속이 꼭 병든 것 같다”며 진심을 전했다.
드디어 ‘고래 커플’ 우영우와 이준호의 썸이 끝나고 쌍방 로맨스가 시작되는 순간이지만, 다음화 10회의 주요 내용은 ‘지적장애인의 사랑’.
지적장애인 여자를 사랑한다고 주장하지만 성폭행 혐의를 받는 평범한 남자와 그런 남자를 사랑한다며 “감옥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의 사연이 교차해서 등장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우영우는 “장애가 있으면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이준호와의 로맨스가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앞서 드라마 속 러브라인 분량을 두고 “지금 이것도 충분하다. 더 발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vs “영우♥준호 커플이 잘 되어서 결혼 엔딩까지 갔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었고, 로맨스가 진전되면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또한, ‘우영우’는 드라마의 설정상 자폐인의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면이 많이 부각되는 만큼 장애인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학부모들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 관심이 모아졌다. “변호사까지 하는 자폐인은 더이상 자폐가 아닌 것 같다. 결국 우영우 정도 천재성이 있어야 세상에 나올 수 있는 것인가?”라며 희화화를 걱정하는 글부터 “자폐에도 좋은 자폐, 나쁜 자폐로 나누는 시각이 나올까 봐 무섭다” 등의 반응이 눈에 띄었다.
문지원 작가 역시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장점 중심으로 접근하고 부각하면서, “불편하다는 부분도 깊이 공감하며 그 부분은 드라마가 가진 한계”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우영우’ 제작진은 3회에서 천재 자폐 변호사 우영우와는 또 다른 자폐를 가진 의뢰인을 투입해 ‘자폐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한 것인지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문지원 작가는 또 한 번 정면돌파를 시도했고, 이 에피소드를 굳이 넣은 이유는 영우와 준호의 러브라인을 설득시키기 위함이 아닌 그동안 준호가 영우를 좋아하면서도 왜 다가서지 못하고 고백하지 못했는지, 우리 사회가 이 커플을 바라보는 시선, 영우-준호 커플이 맞딱뜨려야하는 현실적인 고민 등을 미리 보여주는 셈이다.
해당 방송 이후에도 여전히 러브라인에 호불호는 존재하고 각자 의견을 내놓겠지만, 우영우와 이준호의 로맨스를 그저 동화 속 예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지적장애인의 사랑을 법정에 세운 작가의 뚝심과 용기가 돋보인다.
/ hsjssu@osen.co.kr
[사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