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백화점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 VMD)로
10년 간 근무한 이랑주입니다.
백화점 전체 비주얼을 조정하는 일을 했죠.
여기서 발견한 비밀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릴게요!
호텔 화장실에 가면 셀카가 찍고 싶어지는 경험 해보셨나요?
비밀은 조명에 있는데, 호텔 화장실의 조명은
거의 3500 캘빈(k)*으로 되어 있어요.
이 조명이 여자의 피부 결이 제일 예뻐 보이는 컬러예요.
마찬가지로 백화점 1층도 거의 3500k로 되어 있죠.
* 캘빈(Kelvin): 빛의 파장을 표준 비교 측정을 통해 수치로 나타낸 색온도
캘빈은 색의 온도를 설명하는 값인데,
2000k는 촛불을 생각하시면 돼요.
3500k이 카페, 호텔 화장실의 빛의 온도고,
강의장은 보통 5000k인데 사람을 긴장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빛의 색이 5000k이에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는, 제 책에서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어요.
생선회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생선이 신선하게 보이게 하려고 높은 캘빈의
푸른빛 형광등을 사용하는 가게가 있었어요.
근데 그런 조명 아래에서는 아무리 먹어도
그 생선회가 맛이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이 블루 라이트에 노출되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고,
기력이 없어져서 자야 돼요.
그러면 음식도 당연히 맛이 없겠죠.
식당 조명과 관련해서 팁이 한 가지 더 있다면,
음식이 가장 맛있어 보이는 조명의 높이는
테이블 위 76cm예요.
음식점에서 조명을 낮게 하면
사람들이 조명 안으로 모이게 돼요.
그리고 음식이 딱 도착하면
냄새를 잘 맡을 확률이 높아지겠죠.
냄새를 맡는 순간에 우리 몸에
교감신경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어서 음식을 먹으라고 명령을 내려요.
그렇게 향을 먼저 맡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어져요.
그리고 오감 중에 제일 기억에 오래 남는 게 후각입니다.
풍부한 향과 함께한 이 날의 식사는
바로 좋은 기억으로 저장되겠죠.
그런데 제가 조명은 3500k가 좋다고 하니
공간 전체를 다 3500k로 하시는 사장님들이 있어요.
이분들이 간과한 점은 조명도 색상과 마찬가지로
강약이 있어야 더욱 입체적이게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
커피를 만들고 음식을 제조하는 공간이 3500k면
약간 어두운 감이 있어요.
작업하는 공간은 5000k 정도가 되어야
작업 효율이 올라가요.
대신 고객이 앉는 자리는 조명은
라떼에 내려올 정도로 낮춰서 3500k로 하면 좋죠.
그리고 카운터와 자리 사이의 동선도 밝게 하면 안 돼요.
카운터에 메뉴를 볼 수 있는 곳이 밝고,
내가 앉아 있는 곳이 상대적으로 밝으면 좋아요.
이동하는 동선은 조금 더 어둡게 하고,
화장실이 있는 안쪽은 입구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조금 더 밝게 하는 식으로 조명을 넣으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조명을 잘 활용하는 공간 사례로는
갤러리아 백화점을 꼽고 싶어요.
갤러리아 백화점이 최고급 백화점이잖아요.
여기는 일반 기성품 조명을 쓰지 않고,
조명 자체를 배색을 통해 자체적으로 만들어요.
패션, 뷰티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식품관도 예외가 아니죠.
그래서 자체적으로 만든 조명으로 소고기를 쏘면
마블링이 살아날 정도의 기술입니다.
또 베이킹 코너에서도 조명의 역할이 중요해요.
최근에 제가 어느 정도로 컨설팅 해 드리냐면
같은 쇼케이스 안에 샌드위치랑 다른 빵도
조명을 다르게 해요.
샌드위치는 신선해 보여야 되니
4500~5000k를 쓰는 반면,
크로와상 같은 빵은 3000~3500k로 은은하게
예뻐 보이는 조명을 사용합니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까지 디테일하게 조명을 쓰는 중이에요.
인터뷰 | 월간서른 강혁진
편집 | 월간서른 에디터 이경은
monthly30@kakao.com
▼ 인터뷰 전문은 월간서른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