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SH 사장에 김헌동 임명
‘부적격’ 의견 낸 서울시의회, 반발 예상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의 반대에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66)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임명했다.
서울시는 SH 사장에 김 전 경실련 본부장을 임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앞으로 3년간 SH공사를 이끌게 된다.
김 신임 사장은 1981년 쌍용건설에 입사한 뒤 20년간 근무하다 1999년부터 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경실련에서는 국책사업감시단장·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2016∼2017년에는 정동영 국회의원실에서 보좌관을 지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부동산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고 지적하며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촉구해 현 정부 부동산정책의 ‘저격수’로도 불렸다.
서울시는 김 신임 사장을 “부동산시장 안정과 ‘부동산 가격 거품 빼기’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현장에서부터 실천적 해법을 모색해 온 주택정책 분야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 쌓아온 전문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는 ‘부적격’ 의견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만큼 오 시장의 임명 강행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은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SH 사장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시의회는 보고서에서 김 신임 사장에 대해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 부동산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로서 소신과 신념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정부의 무능으로 집값이 상승했다는, 편파적이고 전문성이 결여된 시각을 여과 없이 지속해서 주장했다”고 부적격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이 시의회 반대를 무릅쓰고 김 신임 사장 임명을 강행하며 서울시 공공주택 정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신임 사장은 시의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임대주택 정책을 두고서도 “장기전세 등 좋은 아파트를 지어 공공주택을 건설한 오 시장의 정책이 다가구와 다세대 매입에 주력한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보다 좋은 정책”이라면서 오 시장의 정책 방향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는 사장 임명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13일 SNS에 “노무현정부는 나를 시민운동가로 만들었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문재인정부가 나를 공직자로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