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정부 ‘1억 이하 아파트’ 집중조사..”법인 외지인 투기로 오를대로 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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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작년 7월 이후 거래 대상
국토부 “위법행위 엄중 조치..제도개선”

서울시내 주택가를 내려다 보는 시민 모습 [매경DB]
정부가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벌인다. 지난해 ‘7·4 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투기 대상이 된 후 거의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나온 발표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이 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국의 저가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과 외지인에 대한 실거래 기획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이다.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은 이들의 자금조달계획과 매도·매수인, 거래가격 등을 종합 검토해 업·다운계약,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 위반 사실을 확인하면 경찰청,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 발표에 대해 부동산 및 주택 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늦은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작년 7월(7·10 대책 발표) 이후 다수 언론과 국회는 1억원 이하 아파트가 일부 다주택자·법인의 투기 대상이 됐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가 법인과 다주택자의 먹잇감이 된 것은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어서다. ‘7·10 대책’은 보유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올리는 내용이 핵심이지만, 공시가격 1억 이하 주택은 보유 주택에서 배제했다. 이럴 경우 규제지역이 아닌 곳에선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저가 아파트 거래량은 총 24만6000여건이다. 이중 외지인과 법인 거래는 각각 32.7%, 8.7%를 차지한다. 10건 중 4건 이상이 외지인·법인 거래인 셈이다.

이 기간 외지인 5만9000여명이 8만여건을 매수하고, 법인 6700여개가 2만1000여건을 사들였다. 인지인은 1인당 평균 1.3건, 법인은 1개당 평균 3.2건을 각각 매수했다.

올해 법인의 매수 비율(4월 5%→5월 7%→6월 13%→7월 14%→8월 22%→9월 17% )도 매월 증가했다. 시장에선 법인을 통한 투기행위가 증가했다는 방증이라는 의혹이 일었지만, 정부는 서민 주택마련 시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중과 배제를 유지했다.

이번 집중단속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국토부는 “저가 아파트를 여러 차례 매수했다고 해서 바로 투기수요로 판단하거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저가 아파트 매집 행위로 인해 아파트값이 상승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봤더라도 위법행위가 아니라면 괜찮다는 의미로 잃힌다.

다만, 이상 거래에 대한 집중 조사와 별개로 최근 급증한 법인의 저가 아파트 매수 행태에 대한 심층 실태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매수가 집중되는 지역·물건의 특징과 매수자금 조달 방법, 거래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위법행위를 가려내겠다는 방침이다.

투자수요 3억 이하 서민 아파트 노린다

정부 정책에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3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이달 1~9일 등록된 전국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1500건으로, 이 중 매매 가격 3억원 이하가 83.3%(1250건)에 달했다. 전국 3억원 이하 아파트 매수 비율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월 50∼60%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80%대를 돌파했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20일가량 남은 것을 감안할 때 3억원 이하 주택 매매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 방침에 따라 시중은행에서 본격적으로 대출을 축소·중단하거나 대출 금리를 인상하면서 전반적인 거래 감소가 예상되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총 대출액 2억원을 넘는 대출자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도 발표됐다.

정부 규제의 빈틈을 이용한 투기는 법인뿐만 아니라 다주택자도 마찬가지다. 7·10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20∼30%포인트 올렸으나, 지방 중소도시와 경기·세종의 읍·면, 광역시의 군 지역의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중과 주택 수에서 배제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비조정대상지역이나 지방 중소 도시의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이달 실거래가 1억∼3억원의 아파트 매수 비율은 부산(65.8%), 대구(66.7%), 경남(60.9%), 대전(59.3%), 제주(58.8%), 충남(56.8%)에서 올해들어 이미 월간 최고치에 경신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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