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하나 기자]
박하선이 13년 만에 선택한 사극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가 올해 최고 문제작을 목표로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자신했다.
11월 17일 오후 2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3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극본 위재화, 연출 함영걸)’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 됐다. 행사에는 함영걸 PD, 배우 박하선, 김주헌이 참석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3 여섯 번째 단막극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는 조선 어느 고을의 한 선비가 자신의 아내와 마당쇠의 밀회를 맞닥뜨리며 시작되는 코믹 로맨스다. 부부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 온갖 고초를 겪는 한 조선의 부부 이야기를 그린다.
함영걸 PD는 “촬영 감독님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결혼 언제 할 거야? 결혼 꼭 해야 해. 이 좋은 걸 나만 당할 수 없다. 결혼 안 한 함 감독이 제일 부럽다’라고 농담을 하시면서 딸 자랑을 하시더라”며 “연출로서 던지고 싶던 질문은 ‘결혼할 때는 두 사람이 사랑해서 했을텐데, 왜 결혼했는데 우리는 불행해지는가’다. 결혼 안 한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작품을 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결혼은 꼭 해야겠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결혼하고,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를 깊은 곳에 녹이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하선은 극 중 감출 수 없는 미모와 기품으로 빛나는 여인 최설애로, 김주헌은 대쪽 같은 성정을 가진 수려한 선비이자 최설애의 남편 이정열 역을 맡아 부부 연기를 펼친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함영걸 PD는 “선비가 대쪽같고 진중하고 빈틈이 없는 사람이 겪어야 재미가 살 것 같았다. 그런 분을 생각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올랐다. 친한 선배가 김주헌 배우가 코믹이 된다고 하더라. 이 작품을 하면서 이번에 김주헌 배우를 망가트려 보겠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함께 하면서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가 상상하는 마님 이미지를 소화하려면 사랑스럽고 고급스러움이 엮여 있는 역하이면서도 코믹, 로맨스도 되어야 하고 마지막에는 진중한 메시지까지 던져야 한다. 스펙트럼이 넓어야 한다. 공식처럼 이걸 다 더했더니 박하선 배우가 나오더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박하선은 ‘동이’ 이후 13년 만에 사극에 출연한다. 일주일 안에 촬영을 마치는 단막극을 바쁜 스케줄 속에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했던 박하선은 독특한 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박하선은 “대본을 읽는데 안 할 수가 없더라. 다른 사람이 하는 걸 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동이’ 인현왕후만큼 좋은 캐릭터를 찾다 보니 사극을 13년 안 했더라. 설이를 보니 ‘동이’ 더하기 ‘하이킥’ 같았다. 내가 사극을 해서 재밌게 한 적은 없지 않나 생각했다. 단막극이 실험적인 작품이 많은데 해보고 싶었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사극 코미디 장르와 재밌는 대본에 끌렸다는 김주헌은 첫 사극이다. 김주헌은 “갓을 쓰고 상투를 쓰는게 너무 어색했다. 첫 촬영 때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걷는지가 혼란스러웠는데 몇 시간 지나니까 괜찮아지더라.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 빼고는 힘든 게 하나도 없었다.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박하선과 김주헌은 유쾌한 호흡을 자랑했다. 박하선은 김주헌에 대해 “실제로 굉장히 재밌는 분이다. 그런 걸 너무 좋아한다. 옆에서 봤을 때 굉장히 즐기면서 했다. 너무 잘 어울려서 저는 당연히 사극 경험이 있는 줄 알았다. 웃기는데 욕심이 있어서 저와 서로 배틀을 했다. 저는 이 극에서 저만 웃긴 줄 알았는데 계속 웃기더라. 위기감을 느꼈다”라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주헌은 “하선 씨가 츤데레 느낌이있다. 무심히 있다가 촬영하면 누구보다 사랑스럽다. 눈을 보는데 울컥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선 씨는 가만히 있다가 챙겨주는 부분들이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독특한 제목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공개 됐다. 함영걸 PD는 “문경의 서원에 촬영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대본 제목을 보고 ‘우리가 서원인데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라며 대본을 보여달라고 하시더라. 저는 흔쾌히 드렸는데 다행히 그쪽에서 보시고 촬영이 가능하다고 협조를 잘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김주헌은 “제목 보고 다들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 있었다. 관심도가 다른 드라마에 비해 높았다. 이게 득인지 실인지 모르겠다”라며 “기사를 봤는데 박하선의 충격 복귀작이라고 나왔더라”고 폭소했다. 박하선은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것 이상의 재미나 반전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뻔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어머님들이 많이 기대하고 계신다. 감독님이 올해 최고의 문제작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함영걸 PD와 배우들은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의외성’을 언급한 함영걸 PD는 “대본 자체도 의외성이 계속 펼쳐지고 캐릭터도 정상이 없다. 그렇다고 그게 이해가 안 가는 건 전혀 없다. 그 사람의 감정이나 연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드라마를 보시면서 뻔하거나 지루하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주헌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코미디다. 현대에서 더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사극에 가져갔다. 언밸런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재밌게 찍었지만 진중한 느낌은 놓치지 않았다.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고, 박하선은 “‘사극의 명가 KBS에서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구나. KBS가 이런 드라마를? 저 배우들이 이런 드라마를?’ 이런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 드라마 스페셜 2023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는 11월 18일 밤 11시 25분 방송된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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