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선·하하 정신 차리길”..흉기 난동→진흙탕 싸움 ‘고딩엄빠’, 시청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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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sar99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MBN ‘고딩엄빠’ 박서현./

‘고딩엄빠’ 시청자 게시판이 시끄럽다. 제작진과 진행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흉기 난동’ 이후 갓 태어난 아기를 두고 양육권을 다투는 어린 부부들의 이야기를 이리도 적나라하게 까발릴 필요가 있을까.

8일 방송된 MBN ‘고딩엄빠’에서는 가정 폭력 논란 이후 대면한 이택개-박서현 부부의 모습이 담겼다. 이택개와 박서현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대에 부부가 된 사연을 밝히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딸 하은이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서현이 흉기로 난동을 부려 이택개가 접근 금지를 요청했고, 두 사람은 별거하게 됐다.

이날 본격적인 녹화가 시작되기 전 진행자 하하는 “지난주에 많은 일이 있었다. ‘고딩엄빠’ 관련해서 기사가 많이 올라와 걱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미선도 “시청자들도 걱정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아이가 있다. 잘못을 판단하거나 질타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알렸다.

그리고 사건 이후 처음으로 박서현이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박서현은 “택개가 SNS에 여러 글을 올려 오해가 생겼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 오해를 풀고 싶다. 나중에 아이가 상처 받을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박미선은 “용기를 낸 건 대단하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용서 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후 박서현의 ‘흉기 난동’ 사건의 전말이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사건 당일 박서현은 제작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택개랑 헤어졌다. 일요일 밤에 싸워서 경찰서에 갔다. 제가 피의자라서 택개가 하은이를 데려갔다. 저는 퇴거해야 해서 지금 텔에 있다. 이제 촬영 못할 것 같다”고 알렸다.

그리고 이택개의 아버지 인터뷰가 공개됐다. 아버지는 “택개가 새벽 1시 반쯤 우리 집으로 왔다. 싸움하다 서현이가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했단다. 조카가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흉기 난동’의 발단은 이택개가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서현이가 빵을 사다 달라고 했다. 평소 잘 먹던 걸 사서 집에 왔다.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가서 사 오라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싸우게 됐는데 물병을 가져와서 제 머리에다 물을 뿌렸다. 안고 있던 아기 머리도 물에 젖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칼 가져와서 다 죽이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영상을 접한 박서현은 “칼을 들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긴급 임시조치로 택개가 아이를 데리고 갔다. 엄청나게 울었다. 사과를 못 받아주겠다고 하더라. 정신과 가서 진료받고, 정신적인 문제 있으면 치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 자리한 이인철 변호사는 “아기를 못 봐서 힘들었겠다”라며 위로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접근 금지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범죄자는 아니다. 가정 폭력이 발생한 이후 냉각기를 갖기 때문에 임시조치명령이 내려지는데, 확정적인 범죄자라고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인교진은 “칼을 들었다고 얘기 들었을 때 우리가 생각했던 서현이가 맞나 싶었다. 많이 놀랐다”라고 했다. 박미선은 “칼을 드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박서현은 “저도 왜 그런 짓을 했나 싶었다. 그런 행동을 안 했다면 아이가 상처받을 일 없고, 계속 볼 수 있을 텐데”라며 눈물을 쏟았다.

MBN ‘고딩엄빠’ 방송화면

사건 이후 이택개는 자신의 SNS에 박서현이 양육 수당을 안 준다면서 여러 글을 올렸다. 양육비를 가지고 놀러 나갔다고 했다. 이이 대해 박서현은” 택개 말만 듣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솔직하게 많이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박서현은 “그날 이후 계속해서 이택개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택개는 집에 들어오면 하은이를 만지지 말고, 자신이 일 나가면 청소를 해 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웃음이 나올 정도로 청소상태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성관계하기 싫다고 하지 말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고민 중이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오지 말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인철 변호사는 “이들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는 (이택개가) SNS에 글을 올려서다”라며 “일반 가정도 부부싸움을 할 때 부모님께 말하고, 친구들에게 알리면서 사소한 집안싸움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이 안 된다”라고 했다. 또한 “그렇게 알리는 건 엄연히 불법이다. 명예훼손죄가 된다.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명예훼손이 된다”라고 말했다.

박서현은 “양육비로 놀러 다니지도 않았고 쓰지도 않았다. 아기 옷 샀다”라며 “악플 보고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머리를 망치로 깨버린다는 DM도 있었다. 쌍욕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사건 이후 자신을 향한 악플 공격에 힘들었음을 강조했다.

이택개와 박서현은 사건 발생 2주 만에 제작진이 준비한 공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여전히 날선 모습을 보였다. 이택개는 “네가 애 엄마라고 생각하냐. 칼을 든 그날 행동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너한테는 두 가지 선택권밖에 없다. 첫 번째는 나 혼자 하은이를 키우는 것, 두 번째는 네가 사과하고 셋이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은 자신이 혼자 하은이를 키우겠다고 맞섰다. 진전이 없자 제작진이 중재에 나섰다. 박서현은 아기에게 엄마, 아빠 둘 다 있어야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이택개와는 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다. 하하는 “괴롭다. 제발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라며 괴로워했다. 박서현은 급기야 이택개가 자신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결혼 전 부터 통제가 심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심리전문가는 “이택개가 통제 효과가 강하다. 합의 조건들이 계속 붙는다”고 했다.

방송이 끝난 이후 ‘고딩엄빠’ 시청자 게시판에는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 최종 승자는 제작진” “편파방송이다. 제작진, 패널, 변호사, 상담사까지” “방송 실망스럽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경찰로부터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은 가해자를 두둔하고 감싸주는 진행을 보기 힘들었다. 단순 칼부림이 아닌, 아기와 택개를 죽인다고 협박까지 했던 사람을 왜 용서해주고 감싸주고, 택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나”라고 썼다.

또 다른 시청자는 “나도 가정폭력 피해자다. 죽음의 위협을 느꼈던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 안 하고 그저 악플로 힘들다는 서현양의 말도 역겹다. 가해자의 눈물보다 피해자의 눈물이 더 아프다는 걸 느끼길”이라고 했다.

또 “가해자를 피해자인 양 둔갑시키는 것도 모자라 나온 패널들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보하는 상황을 방송으로 보면서 화가 났다. 이게 방송인가. 이렇게 시청률 많이 나와서 좋은가. 박미선, 하하 정신 차리시길. 본인들 자식들이 그렇게 당해도 똑같이 얘기하실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딩엄빠’의 기획 의도를 보면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리얼한 일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본다’라고 되어 있다. 이택개와 박서현의 대립과 갈등을 본 시청자들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았을 지 의심스럽다. 두 사람의 방송은 마치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보는 듯 심각하기만 했다. 좁혀지지 않는 두 사람의 입장차는 답답함과 ‘분노’만 남겼다. 부부를 위한 별다른 솔루션도 없었다. 진행자와 전문가들은 속상해하는 한쪽을 위로할 뿐이었다.

사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일상은 따로 있다. 미성년자를 앞세운 이런식의 적나라한 방송이 맞나 싶다. 과연 어린 두 사람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SNS 때문에 ‘싸움’이 커졌다면서 TV를 통해 이를 더 부각 시키는 이유가 뭘 지 싶다.

결국 이택개는 9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박서현과 갈라섰다”고 결별 소식을 밝혔다. 이것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인가.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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