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와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집값 고점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주택 관련 대출에도 연쇄 영향
이에 주택 관련 대출의 상환 부담 역시 연쇄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수신금리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수신금리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오르기 마련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25%p 오른 3.26%(신규취급액 기준)로 나타났다.
이번 금리 인상의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이미 2018년 11월(3.28%)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6%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차주 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앞당겨 시행될 것으로 예고되는 등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한 상황에서다.
연세대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는 기준금리 외에도 대출 수요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여러 결정 요소들이 있다”면서도 “자산가격의 ‘고점’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금리 환경이 상승 추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데 대한 위험성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악화 등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미국 경기 상황은 비교적 견조하다”며 “금리 인상을 위한 테이퍼링이 앞당겨지고 있는데, 유동성 회수를 위한 불가피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격매수 주의” 고점 경고…매수자 우위 지표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지난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객관적인 시장지표로 보면, 집값이 확실히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과도한 추격매수는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도 정부는 “서울 아파트값은 2008년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은 과거 경험, 주요 지표와 외국 사례,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제기한 우려이며,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 상황, 유동성,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를 기울여 진중하게 결정해 주셔야 할 때”(지난 7월 홍 부총리) 등 수차례 ‘고점 경고’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의 고점 경고는 이때보다 시장에 더 의미심장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에서는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전망’을 주제로 한 우려 섞인 질문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시장에서는 매수자 우위 형국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달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을 기록하며 11주째 하락한 데 이어 지난주(99.6)에 이어 2주 연속 100을 밑돌았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의 주간 통계에서도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직전 주(64.9)보다 하락한 60.2를 기록했다.
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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