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막을 순 없어도 늦출 수는 있다’는 말이 있다. 나이 들어 늙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지만, 노화의 속도가 유난히 빠른 사람이 있다. 장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을 이어가는 사람들이다. 음식 선택이나 삶의 방식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노화를 늦추는 방법은 없을까?
◆ 노화는 어떻게 일어날까?
노화란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의 구조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몸의 세포 분화와 증식이 줄어들어 기존의 것을 갉아먹으면서 퇴화를 촉진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주름 뿐 아니라 몸속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질병에 대항하는 힘이 떨어진다. 노화는 시작 시기, 속도, 범위가 개인차가 매우 크다. 유전, 환경, 생활양식, 영양 섭취 등이 영향을 미친다. 젊을 때부터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노화를 늦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아침 물 한 잔의 힘… 몸의 기능 유지의 바탕은 ‘물’
아침에 일어나면 물부터 마시는 사람이 있다. 매우 좋은 습관이다. 잠 자는 동안 뚝 떨어진 몸의 신진대사를 끌어 올리는데 맹물만한 게 없다. 빈속에는 인공 첨가물이 들어간 음료수보다 맹물이 훨씬 낫다. 신진대사는 몸속의 ‘헌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작용이다. 낡은 세포를 새 세포로 바꾸는 작업은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잘 된다. 7~8시간 자는 동안 수분이 끊어진 혈액은 더욱 끈끈해져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등 혈관질환 악화의 원인이 된다. 아침 물 한 잔이 몸 전체의 노화를 늦추는 출발점이다. 하루에 7~8잔은 마시는 게 좋다.
◆ 채소·과일이 싫은 사람들… “약으로 생각하고 드세요”
몸에 좋은 채소·과일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아이 때 음식 속의 파, 양파를 골라내는 행동을 어른이 되어서도 한다. 채소·과일은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이다. 수많은 생리활성물질이 농축되어 몸의 ‘산화’를 늦추는 작용을 한다. 산화는 일종의 노화 현상이다. 강철이 녹스는 것도 산화 작용 때문이다.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다스리지 못하면 각종 장기의 손상을 불러오고 암까지 걸릴 수 있다. 채소·과일이 싫다면 맛보다는 ‘약’이라는 생각을 하자. 비싼 영양제보다 자연 그대로의 채소·과일이 안전하고 효과 높은 천연 항산화제다.
◆ 겉의 피부노화보다… 더 심각한 몸속 혈관의 노화
노화는 피부상태로만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 몸속 혈관 상태다. 나이가 비교적 젊은데도 혈관이 급속도로 탄력을 잃어 노년층보다 더 안 좋은 사람이 있다. 흡연에 육류 등 포화지방 음식을 즐기고, 운동부족인 사람은 이른 나이에 혈액 속에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쌓여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혈관질환이 빨라질 수 있다. 통곡물 음식, 등푸른 생선(고등어, 참치, 삼치 등), 좋은 기름(들기름,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 섭취를 늘려 혈관의 탄력을 유지해야 한다.
◆ 가공육, 과자 달고 사는 사람들… “음식 가려 드세요”
식사 대신 쿠키나 케이크 등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의 기름진 부위를 잘 안 먹어도 공장을 거친 과자를 달고 산다면 몸속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과자 등에 사용하는 마가린은 트랜스 지방이 많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늘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감소시켜 몸속 염증의 원인이 된다. 베이컨, 소시지, 햄과 같은 가공육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문제다. 훈제, 소금 절임, 튀김 등도 절제해야 몸속 노화를 늦출 수 있다.
◆ 너무 피하거나 쬐어도 안 되는데… 햇빛을 어떻게 할까?
피부 노화의 주범은 자외선이다. 노화의 시작은 눈이다. 녹내장, 황반변성 등 눈의 노화로 인한 눈병도 자외선이 큰 영향을 미친다. 외출할 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선글라스, 모자를 쓰는 것도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조건 햇빛을 피하다보면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뼈 건강과 면역력에 좋은 비타민 D 생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자외선차단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비타민 D 부족이 부각되고 있다. 오전 시간을 이용해 30분 정도 맨살에 햇빛을 쬐는 게 좋다. 햇빛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 잘못된 생활습관 빨리 바로잡기… “무릎, 허리 퇴화 조심하세요”
요즘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과거 쪼그려 앉아 가사를 하던 여성들이 많았다. 무릎을 꿇고 청소를 했고 무거운 물건을 예사로 들었다. 등산도 스틱 없이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온다.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면 노화를 실감한다. 피부노화는 몸의 움직임에 제약이 없지만 무릎, 허리 노화는 삶의 질을 위협한다. 제대로 걸음을 못 걷는데, 피부 탄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중년이 되면 허리, 무릎 관리에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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