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가 재혼 상대로 공개한 전청조(27)에 대한 수상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더니 결국 사흘 만에 파국 엔딩을 맞았다. ‘예비남편’ 전청조가 ‘여성’임이 밝혀지고, 자신이 재벌가 혼외자라고 거짓 주장한 정황이 드러나며 닮은꼴 재벌가 사칭 결혼사기극들이 재조명되는 중이다. 그 끝은 모두 ‘파국’ 혹은 ‘파경’이었다.
남현희는 약 3개월 만인 지난 23일 전청조와 함께 여성조선 동반 인터뷰를 통해 재혼을 발표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전청조는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재벌 3세이며 유명 글로벌 IT 기업에서 임원을 한 적도 있다고 소개됐다. 그는 승마를 전공해 수상까지 했으나 10대에 심각한 부상으로 은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이 동반 인터뷰에 나서고 전청조의 얼굴이 공개되자 그를 알고있다는 지인들이 속속 등장했다. 전청조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인데다, 해외에서 자란 재벌3세 자산가라는 이력 모두가 허위라는 의혹이 반복해 제기됐다. 심지어 전청조가 때로는 자신이 남성, 때로는 여성이라고 말을 바꿔가며 피해자에게 수억 원을 갈취한 상습 사기 전과자라는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세간에 충격을 줬다.
결국 첫 인터뷰 사흘 만에 파국 엔딩이 닥쳤다. 각종 의혹에도 굳건한 믿음을 드러내 주위를 애태웠던 남현희가 전청조와 함께 머물던 시그니엘에서 25일 밤 딸을 데리고 나와 친정으로 돌아갔고, 전청조는 다음날 오전 1시께 성남 남현희 모친 집에서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전청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성이 아니라 20대 여성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가운데 남현희는 인터뷰를 통해 전청조가 “지금은 남자”라며 성전환수술 사실을 알고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혀 또한 충격을 안겼다. 남현희는 심지어 전청조가 임신테스트기를 조작해 속였다고도 밝혀 대중을 혼란에 빠뜨렸다. 많은 이들이 물만 묻혀도 임신을 뜻하는 ‘두 줄’ 표시가 뜨는 장난감 임신테스트기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엽기적이기까지 한 결혼 사기극에 참다못한 파라다이스 그룹까지 공식 입장을 내고 의혹에 칼을 빼들었다. 파라다이스 측은 “전청조 관련 보도된 기사를 통해 당사에 대한 근거없는 내용이 온라인 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게시되면서 당사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하고 기업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며 “파라다이스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악의적인 비방, 인신공격 등 게시글에 대해 당사는 엄중하게 법적 대응할 방침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파라다이스 그룹 혼외자임을 주장하는 유명인 사기결혼 수법은 이전에도 발생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낸시랭의 이혼 소송을 담당했던 손수호 변호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청조의 말을 듣고 왕진진 사태가 떠올랐다”며 “이름을 들으니 (낸시랭 사태가) 딱 떠오르고, 진행 상황을 보고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건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낸시랭이 2017년 자신을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 혼외자라고 주장한 왕진진(본명 전준주)과 결혼을 발표한 직후 이틀 만에 왕진진의 국적, 직업 등 모든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낸시랭은 결혼을 강행했다가 10개월 만에 가정폭력과 감금을 당했다며 이혼 소송을 냈다. 이혼 소송 중인 2019년 횡령·사기·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왕진진은 결국 징역 6년형을 받았다.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도 낸시랭에게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
손 변호사는 “낸시랭 전 남편이었던 왕진진, 본명 전준주가 쓴 수법이기도 하다. 절대 속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는 “고전적 수법”이라며 “은밀한 부분이고 외부인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혼외자를 사칭한 사기가 이어진다”면서 “남현희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좋은 유명 운동선수를 이용하고, 남현희 선수와 함께 펜싱 사업을 하면서 누군가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렸던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추측했다.
배우 김상중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그 역시 자신이 같은 그룹 딸이라고 속인 여성과 2003년 결혼을 준비하다 결혼을 불과 보름 앞두고 파혼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해당 그룹이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집안에는 김상중과 결혼하기로 한 여자는 없다”고 반박까지 했다. 이후 여성의 주장이 대부분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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