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남보라가 ‘걸크러쉬’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 입바른 소리로 막힌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며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극 중 전직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였던 반전 이력이 공개되면서 바람 잘날 없는 효심이네를 구원해줄 ‘귀인’으로 특급 활약을 기대케한다. 이에 통쾌하고 짜릿했던 ‘팩트 폭격기’ 남보라의 촌철살인 명장면을 꼽아봤다.
◆ 예민보스 설정환에게 날린 묵직한 한 방 “남들한테 화풀이, 안 돼”
효심(유이 분)의 둘째오빠 효준(설정환 분)이 살고 있는 고시원 옆 방에 입주한 미림(남보라 분)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형제들 중 유난히 공부를 잘해 엄마 선순(윤미라 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오냐오냐 컸던 탓에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효준은 변호사 시험의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한껏 예민해졌다. 고시원에서 걸핏하면 포스트잇에 “물건 떨어뜨리지 마라”, ”기침하지 마라”, “울지 마라” 등 잔소리를 적어 방마다 붙이고 다녔다. 이에 미림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거울치료를 시도했다. 식사중인 효준 이마에 “밤에 코 골지 마라”고 쓴 포스트잇을 떡하니 붙였던 것. 거기에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남들한테 그렇게 화풀이하면 안 된다”고 직언까지 날렸다. 또한 “다른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는 건지, 허송세월만 보내고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까봐 나 자신한테 불안하고 짜증나는 건지, 잘 생각해보라”는 뼈 때리는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지금껏 싫은 소리 한번 듣지 않고 살아왔던 효준이 처음으로 경험한 ‘팩트 폭격’이었다.
◆ 동생 고마운 줄 모르는 설정환을 향한 일침 “사람이 돼라”
미림의 ‘효준의 못된 버릇 고쳐주기’는 계속됐다. 효심은 효준의 학원비와 용돈, 밑반찬 등을 챙겨주기 위해 고시원을 방문했다. 간 김에 엄마가 일하다 다쳤으니 집에 좀 들르라는 말도 전했다. 그런데 효준은 “공부하다 어딜 가냐. 너야 헬스장 나부랭이나 다니니까 이해 못하겠지만 난 공부하다 맥 끊기면 돌아버린다”고 막말을 쏟아내며 역정을 냈다. 게다가 돈 좀 번다고 잘난 척 하지말라며 효심이 준 돈 봉투도 던져버렸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 고시원 환경 탓에 미림은 본의 아니게 효준의 막돼먹은 말을 전부 들었고, “변호사 되기는 글렀다. 사람이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동생한테 사과해라. 공부가 중요하냐. 사람이 돼라”며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 아들 귀한 줄 아는 윤미라에게 직시한 현실 “잘난 아들은 아니다”
미림의 입바른 소리가 통쾌한 이유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술자리 시비 끝에 주먹을 휘둘러 경찰서에 연행된 효준. 미림은 목격자로 경찰서에 동행했고,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지 않겠다고 어깃장을 놓자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였던 경력을 밝히며 법적으로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뿐만 아니라 변호사 시절 인맥을 동원해 합의를 유도했다. 그런데 선순은 그런 미림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꽃뱀 취급을 하며 효준에게 “찝적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미림은 선순 들으라는 듯 “그닥 이성을 잃을 정도로 잘난 아들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선순은 피가 거꾸로 솟았지만, 보는 시청자들의 속은 뻥 뚫린 사이다 발언이었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매주 토, 일 저녁 8시 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