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수화기 너머 그룹 원투의 멤버 송호범(46)의 목소리는 침통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동료를 먼저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14일 송호범에 따르면 원투의 멤버 오창훈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향년 47세.
송호범은 이날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2월 대장암 4기로 발견됐다. 8차까지 항암 치료하고 건강해져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간으로 전이가 됐다”며 “신경내분비암인데 암이 퍼지는 속도가 빨라서 잡기 힘들다고 하더라. 약을 받고 2차 항암을 하려는 시점에서 몸이 급격히 안 좋아져서 10월 초순부터 최근까지 계속 요양원을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송호범은 비보를 접한 뒤 곧장 빈소로 향했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 슬픔과 황망함이 몰려왔다. 송호범은 “이렇게 일찍 허망하게 가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송호범은 2003년 고(故) 오창훈과 원투를 결성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성 듀오였던 원투는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1집 ‘자, 엉덩이’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쿵짝’, ‘못된 여자’,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의 곡을 발표하며 활동했다.
송호범은 “진짜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며 “항상 재밌고 유쾌하고 끼가 많았던 사람인데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은 것 같아 아쉽다”고 고 오창훈을 회고했다. 이어 “(오)창훈이 형과 함께 하면서 즐거운 일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서로 먹고 사는 일에 직면하면서 음악을 멀리하게 됐고, 사업에 더 많은 신경을 썼었다”며 “같이 더 많은 걸 못한 게 후회가 된다. 창훈이 형이 혼자 아파할 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게 많이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먹고 살 만큼 안정되면 그때 가서 또 같이 음악을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그걸 못해서 아쉽다”며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넘게 함께 했는데, 어떻게 보면 나의 어머니, 와이프보다 시간을 오래한 사람이다. 난 날개 잃은 새가 됐다”고 침통한 마음을 전했다.
고 오창훈의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성남영생원이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