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김제동이 3년 만에 예능 복귀했다.
27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프로그램 ‘성지순례’ 제작발표회가 열려 MC 김제동, 김이나, 송해나, 풍자, 김태성 MBC플러스 제작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성지순례’는 “범인(凡人)들의 욕망 가득한 성지를 찾아 나선 기독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홀리한 속세 체험기를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한 예능이다. MBC에브리원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첫 협업 프로젝트다. ‘와썹맨’, ‘빨대퀸’ 등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건영 PD가 연출한다.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성지순례’ 기획 의도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분을 조명하는 예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다”며 “성직자 분들이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떨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성직자 분들이 속세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느낌을 표출하는 것에서 재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종교를 다루는 만큼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여러 우려되는 부분, 종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잘못 터치할 수 있는 우려도 있어서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우려되는 부분은 사전에 촬영하면서 어느 선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장소, 소재 등을 성직자 분들과 충분히 조율하고 선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상쇄하면서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나는 성직자들과의 촬영 소감을 밝히며 “목사님께선 말씀을 하실 일이 많으셔서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게 말씀하시고, 신부님은 말씀이 적고 고요하신데 외람된 말씀이지만 타격감이 강하다. 놀림을 당할 때 당황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재미있다. 스님은 중간중간 철학적인 문장을 던져서 ‘아, 그래서 이분들이 성직자 분들이지’ 싶었다”고 전했다.
평소 소위 ‘매운 맛’ 토크를 펼치는 풍자는 성직자들과의 촬영 소감으로 “처음에는 어려웠다. 무섭기도 했다. 매운 맛으로 토크하는 사람인데, 과연 어떤 부분에서 내가 조심해야 하나 생각했다”면서도 “촬영하며 성직자 분들도 저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편해지더라.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토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직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속세의 성지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풍자는 “저희 집에 초대하고 싶다. 매운 맛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너스레 떨었다. 같은 질문에 김제동도 자신의 집을 추천하며 “성직자 분들은 혼자 살면 존경 받지만 속세의 혼자 사는 사람은 지탄 받는다. 혼자 살면서 지탄 받는 속세를 경험해보시면 어떨까 싶다”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 MC들은 자신들을 ‘마구니’라고 소개했는데 김제동은 “마구니 중에 말귀를 못 알아들어 고통 받는 마구니가 있는데, 제가 그 역할이다. 단어를 잘 모르겠어서 다른 세 분에게 배우고 있다”고 너스레 떨었다.
특히 김제동에게는 3년 만의 정식 예능 복귀다. 지난해에 SBS ‘집사부일체’에 일회성 게스트로 출연해 근황을 공개한 바 있는데, MC로는 2020년 방영된 MBC ‘편애중계’ 이후 3년 만의 컴백이다.
김제동은 김이나, 송해나, 풍자 등과의 호흡 맞추는 소감으로 “잘 녹아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세 분은 보면서 느낀 건, 계속 감탄하면서 봤다. TV, 유튜브 등에서 봤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잘하더라. 전문 예능인이 아니신데도 이렇게 잘할 수 있나 싶다. 감탄하면서 봤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그간 예능 출연을 자제했던 이유가 있는지 묻자 “자제했던 이유는 예능 PD들의 책임이다. 절 부르지 않았다”고 농담했다.
이어 김제동은 “그동안 예능에 잘 출연하지 않았던 건 ‘나 혼자 산다’는 개와 같이 둘이 살아서 안되고, 데리고 나갈 아이들도 없어서 가족 프로에도 못 나간다. 부부 프로에도 못 나가서, 그래서 성직자 프로에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너스레 떨었다.
‘성지순례’는 오는 31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