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경민 기자] ‘실화탐사대’가 전 펜싱 국가대표였던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에 대해 조명한다.
오늘(9일) 밤 9시 방송하는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세상을 한바탕 뒤집어 놓은 세기의 사기꾼 전청조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10월 23일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가 재혼 상대를 세상에 공개했다. 이름은 전청조. 미국 태생, 15세 연하, 재벌 3세,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니며 최고급 주거 시설에 거주, 현재는 국내외 예체능 예절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라 알려졌다. 화려한 스펙을 갖춘 그와 남현희의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다룬 언론에 사람들이 하나둘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전청조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났다. ‘저랑 운동할 때는 여자였어요’, ‘강화도 토박이예요. 미국에 가본 적은 있으려나?’, ‘이름도 안 바꾸고 남자 행세하고 다니는 건가?’ 등 남현희와 전청조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의혹은 삽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남현희 씨와의 결혼 발표 8일 후인 10월 31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전청조.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에도 ‘전청조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제보가 물밀듯이 이어졌다.
전청조와 구치소 같은 방에서 수감 생활을 한 동기라고 밝힌 A씨는 “고만고만한 도둑, 사기꾼들끼리 다 모여있는데 그중에서도 얘는 우리를, 사람들을 다 속인 거예요. 사기꾼이 사기꾼을 속일 정도였으니까 오죽했겠어요”라며 본인이 알고 있는 그 전청조가 맞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고 한다. 남자로 알려져 있던 전청조와 A 씨가 처음 만난 곳은 OO 구치소 여자 방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전청조와 함께 목욕하며 등을 밀어주기도 했다면서 그가 여자라는 걸 확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전청조는 구치소 수감 당시에도 다른 재소자들을 상대로 감쪽같이 사기를 쳤던 ‘사기꾼들의 사기꾼’ 이었다는데. 전문가는 전청조의 예측 불가능한 감정 변화에 주목하며 전청조는 전형적인 사기꾼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청조는 2018년 ‘남자’로서 한 여성과 결혼했다. 그 둘의 신혼집에 초대받았던 지인들에 의하면, 여느 신혼부부와 다를 바 없는 인테리어에 전 씨가 은근히 남성성을 내비쳤기에, 그녀가 남자라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올해에도 성전환을 완료한 ‘남자’라며 남현희 씨와의 결혼을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 4월 전 씨는 한 남성 B 씨로부터 형사 고발을 당했다. B씨는 작년 11월경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전 씨의 거짓말에 약 7,500만원을 보낸 피해자였다. 여자에서 남자로, 다시 남자에서 여자로 변신하는 전청조의 성별에 모두가 의문을 가지는 상황.
전청조는 ‘남성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여자의 몸으로 잘못 태어났고, 고통스러워하다 남자가 되기 위해 성전환수술을 받았다’고 남 씨에게 접근했다는데 전문의의 진단은 달랐다. 보통의 성정체성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들은 본인의 성을 매우 싫어하고, 심지어 본인 신체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데 반해, 전 씨는 본인의 사기행각에 맞춰 넘나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오늘(9일) 밤 9시 방송되는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재벌 행세를 하며 피해자에 접근한 뒤 투자를 유도하는 전청조, 남자를 상대로는 임신을 핑계로 돈을 뜯는 전청조, 여자를 상대로는 남자인 척 연기하는 전청조 등 다양한 사기행각을 제작진이 확보한 증언, 녹취,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파헤쳐 본다.
이경민 기자 lkm@tvreport.co.kr / 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