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고등법원, 김예나 기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이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 받은 가운데,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단 한 마디 말 없이 급하게 법원을 떠났다.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올블랙의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법원을 찾은 양현석은 뜨거운 취재 열기에 대한 부담을 느낀 듯 쉽게 법정에 들어서지 못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연된 공판 속 양현석은 다소 긴장한 듯한 얼굴로 자리에 착석해 재판부의 판결문에 집중했다.
앙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아티스트였던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마약 투약 수사를 무마시키기 위해 한서희를 상대로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심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무죄 선고 내렸다. 이에 검찰은 항소했고 수차례 공판 끝에 또 한 번 재판부의 선고만을 기다린 순간이 되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양현석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무죄 판결 받은 양현석은 담담한 얼굴로 “재판부 판결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드린다.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약 1년 만에 상황이 뒤집어졌다. 이날 약 20분 여 가까이 이어진 재판부의 판결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양현석과 담당 변호인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양현석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 한서희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부담을 가했다는 부분이 인정된다 설명했다. 양현석과 한서희가 대화를 나눈 장소부터 경위나 내용, 맥락 등에서 그가 자신의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 내다봤다. 여러 정황들을 바탕으로 재판부는 양현석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히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판결이 끝난 뒤 양현석은 담당 변호인들과 한동안 법정 앞에 서서 심각한 얼굴로 대화나누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뒤 법원을 나선 양현석은 취재진들의 질문 세례에 단 한 마디 하지 않고 침묵만을 지켰다.
이는 지난해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 받은 당시 떳떳한 얼굴로 “본연의 자리”를 외치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 수많은 취재진들이 양현석에게 원심을 뒤집은 2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그는 참담한 표정으로 아무 대답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그가 대기하던 장소로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자 양현석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약 3분 정도 걸어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양현석은 입을 꾹 다문 채로 발걸음을 옮길뿐이었다. 그의 양 옆을 지키는 경호원들만이 “비켜주세요” “조심하세요” 등의 짧은 말을 전했다.
약 1년 전 무죄 선고받으며 YG 총괄 프로듀서로서 자존심을 지킨 양현석은 지난 1월,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론칭을 알리며 ‘본연의 자리’ 귀환을 알렸던 바 있다. 하지만 2심 판결에서 원심을 뒤엎고 유죄 판결 나면서 그동안 지켜온 자존심에도 금이 간 모양새가 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김예나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