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위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위탁 생산 물량을 늘리려 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현지 시각) 애플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상하이 봉쇄 등을 언급하며 중국 밖에서의 생산량을 늘리길 원한다고 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애플은 일부 자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을 중국의 대안으로 고려하며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공급망은 전 세계적이고 애플 제품은 어디에서나 생산된다”며 “공급망 최적화를 계속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의하면,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애플의 높은 중국 의존도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공산당 정부와 미국의 대립 상황 등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는 점도 애플이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려는 원인 중 하나라라고 분석했다.
상하이 봉쇄 등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서방 여러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애플은 중국의 입국제한 조처로 지난 2년간 중국에 파견하는 임원과 엔지니어를 줄여왔으며, 이 때문에 생산현장 확인이 어려워 졌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는 다른 서방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밍치 궈 티에프(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신문에 “많은 서방기업들이 중국에서 비슷한 위기에 처해있지만, 애플과 같은 큰 기업만이 하청업체들과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에 생산 공급망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중국을 생산 기지의 허브로 유지해온 매력적인 이유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세계 매출 5분의 1은 중국에서 나온다. 또한, 잘 훈련된 노동력, 낮은 임금, 다른 곳에서 구현하기 힘든 부품 공급업체들의 강한 연결망, 넓은 토지를 제공하는 지방정부 등은 서방 기업들이 중국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