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인도네시아 23일부터 팜유 수출 재개…국제 식용유 가격 안정 예상
밀가루·포장재·인건비 등은 여전히 골머리…2분기 위기감 높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또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개에도 불구, 라면업계 근심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팜유는 소맥과 함께 라면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주 원료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개로 글로벌 팜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라면업계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오는 23일부터 팜유원유(CPO)와 팜올레인, 폐식용유 등의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식용유 공급 상황과 국제 가격, 팜유 산업 종사자의 형편을 고려한 조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이다.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내린 이후 팜유 가격 급등은 물론 해바라기유, 까놀라유 등 다른 식용유 가격까지 오르는 비상 상황이 연출됐다.
라면업계는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개로 시름 하나를 덜었다는 평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소맥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팜유까지 가격이 오르자 2분기 이후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제품 판매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봤다. 농심은 전년동기대비 21.2% 증가한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18%, 71.3% 증가한 590억원, 245억원을 올렸다.
국내 라면업체들은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팜유 대부분을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재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팜유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어 국내 라면업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팜유 가격 안정만으로 라면업계의 위기감은 해소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도의 밀 수출 금지 등으로 글로벌 소맥 가격이 크게 올랐고, 라면 생산을 위해 필요한 부자재와 직원 인건비 등도 큰 폭 치솟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 라면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전체 매출 대비 국내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 수록 2분기 실적 악화가 뚜렷할 수 있다.
라면업계 빅3 중 오뚜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한 라면 수출 중 주요 업체들의 비중을 살펴보면 삼양식품(49%), 농심(33%), 오뚜기(8%), 기타(9%) 등이다. 오뚜기는 60여개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 10% 안팎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재개로 글로벌 팜유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며 라면 생산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며 “그러나 또 다른 주 재료인 밀가루와 포장재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위기감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보전 효과는 현재 거의 사라졌다”며 “내수 비중이 높은 오뚜기는 원가 부담이 더 클 수 있어 또 다시 판매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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