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측을 향해 지원사격을 요청하고 나섰다.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데 동참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측은 미국의 이 같은 요청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각국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놔 추후 북한이 실제로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하더라도 이를 ‘묵인’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눈 건 지난 11일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등 2차례에 걸쳐 신형 ICBM(화성-17형)의 1단 추진체를 발사하며 그 성능 평가를 진행했다고 한미 군 당국이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들 2차례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류 대표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국제평화·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미중 양국은 역내 안보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개적으로 규탄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해왔다.

그러나 류 대표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먼저 성의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부응한 대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긴장 고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대북 적대시정책 및 2중 기준 철회’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미국과의 패권경쟁 속에서 북한을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중국은 올 초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과정에서도 러시아와 함께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추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신형 ICBM을 쏘더라도 “중국은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 미온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사회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중국으로부터 일정 정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북한 쪽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지난 주말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차량의 움직임 등 특이동향을 포착했다.
이에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신형 ICBM 성능 평가 등을 위한 추가 시험이 임박했다고 보고 대북 경계·감시역량을 대폭 확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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